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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파업 현장 가보니…환자들 불편함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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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파업 현장 가보니…환자들 불편함에 '분통'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3.10.2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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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가 23일 오전 5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환자들 사이에서 업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께 본관 1층 로비에 마련한 농성장에서 병원 비상경영 체제에 대해 규탄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조합원 200여명과 병원 관계자들, 취재진들이 한데 뒤엉키면서 로비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노조측은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에게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진행요원들을 투입했지만, 들것에 실려 병원 내부로 들어오는 환자가 인파에 막혀 이동에 애를 먹는 등 곳곳에서 통행에 불편을 겪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일부 조합원들은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연신 사과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를 지켜보며 찡그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초진 환자 접수창구는 파업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돼, 평균 대기자는 5명에서 10명 사이, 대기시간도 약 3~4분 정도 걸리고 있었다.

서울대병원 파업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데다, 이미 병원측도 이날 펼쳐진 노조 파업출정식 이후 인력 공백을 대비해 부서별 대체인력 투입 계획을 세워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정작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들이나 병원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 조현숙(54, 여)씨는 "병원에 도착한지 1시간이 됐는데 파업 때문에 시끄럽기도 하고 어수선해 아직 접수를 안 하고 있다"며 "아픈 환자들이 모인 곳인데 굳이 로비에서 농성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 아산에서 올라온 환자 노형숙(72, 여)씨도 "당뇨로 1년째 서울대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있지만 평소보다 대기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동현(76)씨는 "두 달에 한 번 병원을 찾고 있지만 큰 불편함은 못 느끼겠다"며 "오늘부터 파업에 들어갔는지도 와서 알았을 정도로 농성장만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평온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돕는 K모씨는 "파업전보다 외래환자들이 줄진 않은 것 같다"면서도 "병원 내부에서 파업을 하는 건 환자를 볼모로 삼는 행위로밖에 안 보인다. 조용해야 될 병원이 시끄러워서 되겠냐. 되도록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노조측 A모 관계자는 "조합원 1444명 중 실제 파업에 나서는 인원은 350여명에서 400여명 정도 선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조합원 전체가 파업에 참가한다는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최대한 업무 공백 차질을 빚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조에 가입된 간호사 비율은 약 10% 선이라 환자 관리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영상이나 검사 쪽 인력은 파업에 많이 동참해 다소 업무 공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반부터 기자회견을 갖고 적정 진료시간 보장과 의사 성과급제 폐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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