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제22차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제14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태국을 방문한다.
신 남방정책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의 정부 차원의 변함없는 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하고, 상대국 정상들의 지지 확보에 주력한다. 모친상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올해 막바지에 이른 하반기 정상외교를 통해 국내 현안에서 잠시 떨어지는 환기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을 통해 아세안+3 정상회의와 EAS 개최국인 태국 방콕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은 지난 9월 한·태국 정상회담을 위한 공식 방문 이후 2개월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의 삼우제(三虞祭·세상을 떠난 뒤 지내는 세 번째 제사)도 뒤로 한 채 태국 방문 준비에 전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 제14차 EAS,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등 다자 회의에 참석한다. 정해진 공식 회의만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총 13개국 정상들이 정치·안보·금융·경제 등 부문별 협력 방안과 미래 협력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국제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진다.
아세안+3 정상회의는 외교·시장 다변화의 일환으로 역점 추진 중인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의 확산을 위해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올해 아세안 국가 10개국 양자 방문을 마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이달 25~27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앞두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차원에서 참석에 의미가 있다.
상대국 정상들을 안방으로 초청하기 위한 ‘신의(信義)’ 차원의 성격도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참석 정상들에게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등의 성공 개최를 위한 관심과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아세안+3 체제를 확대한 별도의 정상간 회의체인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도 참석한다.
EAS는 회의체 성격상 아세안+3 정상회의보다 비교적 정상 간 관심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강조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의 국제 평화지대화 구상을 중심으로 한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 남측 시설 철수 문제로 올해 급격히 경색된 남북관계가 표면화 됐지만, 역설적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는 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의 ‘신 남방정책’과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 등 지역협력 구상의 발전적 공존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