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본 정계와의 면담을 취소했다.
이번 방문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제6차 주요20개국(G20) 의회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것으로, 당초 문 의장은 방일 기간 중 일본 정치권의 주요 인사들과 만나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산토 아키코 일본 참의원 의장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왕의 사죄를 거론한 문 의장의 발언을 놓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일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산토 아키코 일본 참의원 의장에게 서한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산토 의장 측이 내용이 충분치 않다며 서한을 돌려보내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문 의장은 다만 이같이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는 4일 G20 의회정상회의 참석과 5일 와세다대학교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진행하는 특별강연 등 예정된 공식 일정은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문 의장 출국 전날인 2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문 의장은 한일 양국의 여러 지인들로부터 현재의 여건상 방일 일정을 조정했으면 한다는 고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평소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있어도 한 번 한 약속을 깨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실천해온 문 의장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서 일본 측과 약속한 행사를 취소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의장은 이번 방일에 동행키로 한 여야 의원단의 일정도 전격 취소했다. 아울러 순방단의 규모도 최소 실무 인원으로만 재구성토록 측근들에게 지시했다고 국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