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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돼야죠"…한남대 유엔장학금 수혜자 캐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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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돼야죠"…한남대 유엔장학금 수혜자 캐서린
  • 유순상 기자
  • 승인 2012.06.21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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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지킨 한국에서 공부를 해 꿈만 같아요.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금발머리의 콜롬비아 여학생이 할아버지가 젊은날 생명을 바쳐 지킨 한국의 한남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지난 3월초 교환학생 신분으로 와 한남대 한국어학당을 다니면서 학부편입을 준비중인 콜롬비아 보고타 출신의 캐서린 루비아노그루트(20·하베리아나대 1학년).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지만 집안의 한국 인연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할아버지 에드먼드 루비아노그루트(당시 34세) 육군 대위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2년 5월 본국의 두번째 파견대에 편성돼 유엔 참전군으로 한국을 찾았다.

같은 해 9월 소령으로 진급한 에드먼드는 작전명 ‘Barbula', 'Dale', 'Old Baldy' 등의 작전에 투입돼 치열했던 전장을 누비고 다녔다.

에드먼드는 이듬해인 1953년 콜롬비아로 무사히 돌아가 계속해서 군인으로 복무했고 1969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그는 생전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했지만 지난 1987년 69세로 생을 마감했다.

캐서린은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는 타고난 군인이셨다고 들었다"며 "할아버지는 저의 아버지과 삼촌들 모두 군인이 된 걸 평생자랑스럽게 생각하셨대요"라고 말했다.

캐서린의 부친 마리오는 해군 대위로, 두 명의 삼촌은 각각 공군 소장과 공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캐서린이 한남대에서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이 대학이 만든 특별한 '한남 유엔장학금'이 있어 가능했다. 이 장학금은 한국전쟁 때 군사지원국과 의료지원국으로 참전한 21개 국가의 한국대사가 추천하는 학생중 매년 2명을 선발해 한국어학당에서 1년간 한국어 수업을 받게하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통과한 뒤 학부생으로 입학하면 4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한남대는 지난 2009년 교내 사범대학 남쪽 잔디밭에 21개국의 국기게양대와 기념조형물을 만들어 '유엔(국제연합)기념공원'을 조성했다. 유엔의 헌신적인 도움을 기념하고 학생들이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로 장학금 이름도 거기서 나왔다.

한남대는 지난해 인도에서 온 아코마린(기계공학과 2년, 24), 태국에서 온 차나칸막폰(국어국문과 1년, 21) 등 2명에게 유엔장학금을 첫 지급했고 현재 오롱간 가드(필리핀)와 캐서린 등 총 4명이 '한남 유엔장학금' 혜택을 받아 공부중이다.

김형태 총장은 "유엔참전국의 후손들이 한남대에서 공부를 하도록 돕는 일은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신뢰와 감사를 전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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