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7-06 16:56 (일)
나도 모르게 돈 인출…사칭 전화번호부 업체 횡포
상태바
나도 모르게 돈 인출…사칭 전화번호부 업체 횡포
  • 이은주 인턴기자
  • 승인 2012.06.19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도 내 자영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통신업체인 KT 나 114 번호 등을 사칭해 자신들이 발행하는 전화번호부에 광고를 싣도록 유도한 뒤 돈을 인출하는 모 업체의 횡포에 일부 업주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피해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이 업체는 자영업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KT와 관련된 회사라고 속여 부당하게 광고계약을 체결하거나 1년의 광고기간이 끝난 후에도 광고료를 인출했다가 항의하면 돌려주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 초기 광고계약 시 이미 KT와 광고거래를 한 업주에게 전화해 연장계약의 형태로 업주를 혼란스럽게 해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업주와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18일 춘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엄모(51)씨는 "KT와 광고거래를 맺고 있던 중 전화가 왔다. 텔레마케터가 연장계약을 하겠느냐고 물어서 나는 하겠다고 했다"며 "나중에 통장내역을 확인해 보니 KT가 아닌 모르는 업체 3곳으로 돈이 인출돼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업체에 이 같은 내용을 항의하자 인출된 일부 금액을 돌려줬다"며 "그때 전화로 너무 빠르게 처리를 요구했고 연장계약을 들먹여서 당연히 KT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이와 비슷한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광고비를 지불하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며 이 같은 사례는 지역에 따라 20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천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씨는 "3년 전 내가 똑같은 일을 당했다. 그때 이 업체와 싸우고 항의해 돈을 다 돌려받았다"면서 "1년 전 식당을 운영하던 우리 매형도 똑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A씨의 매형인 민모(41)씨는 "1년전 KT라고 말하면서 광고를 부탁하길래 한번 내는 것으로 계약 맺었다. 그 후 나중에 통장을 확인해 보니 몇 달 사이 8만5000원이 두번, 그 후 11만원씩 두번 인출된 흔적이 있었고 지난 3월에는 23만원이 인출돼 있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3월은 내가 이미 영업을 접은 상태였다. 하지만 업체는 내가 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하더니 결국 전산오류가 난 것 같다며 돈을 돌려주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업체는 이처럼 KT와 114라는 익숙한 명칭을 이용해 홍천과 춘천, 양구 등의 영세상인을 집중 공략해 소액의 돈을 조금씩 인출한 뒤 항의하면 돈을 돌려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특히 엄씨는 "자동이체 인출 내역을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모르고 넘어갔을 일이다"면서 "다른 영업주들도 꼼꼼히 통장내역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KT 한국전화번호부 춘천지점 관계자는 "KT와는 전혀 관계없는 회사며 우리 회사가 광고비를 인출해 간 것으로 잘못 알고 항의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 건씩 된다"면서 "전화왔을 때 꼼꼼히 따져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대부분 항의하면 일부 돈을 돌려주기 때문에 피해인들이 거기서 일을 끝내는 경우가 많아 형사고발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피해를 입은 영업주들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