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풀어준 주폭(酒暴·주취폭력자)이 신고자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는 참극을 불러 경찰의 미흡한 주취폭력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15일 술에 취해 동네 슈퍼마켓 주인 부부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A(29)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3일 오전 1시께 충주시 한 슈퍼마켓에서 술에 취해 청소를 하고 있던 가게 주인 B(53·여)씨를 깨진 소주병으로 20여 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이날 0시15분께 같은 장소에서 자신의 불손한 태도를 나무라는 B씨의 남편(56)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때려 중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A씨의 범행으로 B씨의 남편은 각막이 손상되고 코 등 얼굴을 심하게 다쳐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B씨도 손가락 골절은 물론 등과 머리, 목 등이 심하게 찢겨 응급수술까지 받는 등 경찰의 미흡한 주취폭력 대처가 참극을 불렀다.
특히 경찰은 A씨가 폭력을 저질러 수차례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김용판 전 충북경찰청장이 주폭척결을 강력히 추진했을 때와 달리 너무도 쉽게 A씨를 풀어줬다.
더욱이 최근 김기용 경찰청장이 주취폭력 등 5대 폭력에 강력히 대처해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호언한 상태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져 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충북경찰도 지난 4월 치안정책의 모범 사례가 된 '주폭척결'을 3년째 이어가면서 도민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까지 하고도 미흡한 대처로 비난을 자초했다.
충주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비록 술이 많이 취하긴 했어도 신분이 확실하고 가족과도 바로 연락이 돼 불구속 수사 원칙에 따라 A씨가 술이 깬 다음 조사하기 위해 가족에게 신병을 인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찰의 해명에도 좀 더 세심하지 못한 경찰의 대처에 시민은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시민은 "처음 사건이 발생하고 50분도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그 짧은 시간 경찰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