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도박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허철호)는 29일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승려 2명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들 승려 2명을 상대로 도박을 하게 된 경위와 판돈 규모 및 출처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성호 스님이 제출한 몰래카메라 동영상을 통해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도박의 일회성 또는 상습성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 22일에는 도박에 가담한 의혹을 받고 있는 승려 8명 가운데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도박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판돈 규모는 수백만원에 불과하고, 상습성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성호 스님은 지난 9일 전남의 한 특급호텔에서 불법 도박을 벌인 혐의로 조계사 전 주지인 토진스님 등 승려 8명을 고발하고, 이들의 도박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 동영상과 조계종 호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체 진상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도박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있어 혐의가 명확하기 때문에 진위를 가리는 건 어렵지 않다"며 "스님들의 도박 횟수와 판돈 규모, 경위 등을 고려해 사법처리 수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성호 스님과 조계종 간 맞고소가 벌어진 명예훼손 사건 수사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조계종 측은 지난 15일 승려들의 도박 의혹을 폭로한 성호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성호 스님은 자승 스님을 포함한 조계종 소속 승려 4명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같은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성호 스님의 폭행 사건을 배당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성호 스님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중 시비가 붙은 조계종 종무실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