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의 상승세를 이끌던 ‘대대광’(대전‧대구‧광주)은, 여전히 독주 중인 대전을 빼곤 힘이 빠졌다.
반면‚ 그동안 하향세를 면치 못하던 울산과 부산은 조선업 경기 회복과 가을 이사철을 맞아 낙폭을 줄이며 서서히 힘을 받고 있다.
16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둘째 주 현재 5대 광역시 아파트값은 1.68% 하락해 전년 같은 기간(-1.15%) 대비 낙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온도차가 더 크다. 대전의 경우 올해 현재까지 2.78%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전년(0.28%)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10배 수준에 달한다. 대전은 청약 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평균 청약 경쟁률이 55.96대 1로 전국 최고다.
반면 다른 지역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주간 아파트값 통계에서 올해 단 한 차례도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대구 아파트값은 올해 1월부터 9월 둘째 주까지 누적 1.08%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구 아파트값이 1.77% 상승했던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반전됐다.
광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올해 현재 0.81% 떨어져, 지난해 같은 기간(2.29%)과 대조를 이룬다.
다만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울산과 부산 지역의 경우 최근 들어 미약하지만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시의 9월 둘째 주 아파트값 하락률은 -0.02%로, 지난 2017년 8월 넷째 주(-0.02%) 이후 최근 2년새 낙폭이 가장 적었다.
울산은 지난 2017년 3월 둘째 주 이래 2년6개월(130주) 연속 하락 중이며, 올해도 9월 둘째 주까지 –4.65% 떨어졌다.
다만 전년 같은 기간(-7.60%)보다는 하락세가 크게 둔화됐다.
울산의 아파트값 회복세는 조선업 경기 하락 둔화가 가장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감정원에 따르면 울산은 지난해 우리 조선업체가 세계 선박 발주량의 44.2%를 점유할 정도로 일감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지역 경기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 수주상황 개선으로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점차 주변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동남권(대구, 경남·북, 울산, 부산)은 대구를 제외하면 부동산 장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9.89%로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값 하락폭이 컸던 경남 거제시의 경우, 여전히 부침이 심한 상황이지만 올해 현재 누적 0.06% 상승을 기록해 바닥권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에는 최근 가을 이사철을 맞아 낙폭을 줄이고 있다.
부산 아파트값의 9월 둘째 주 하락률은 –0.06%에 그쳐 지난해 10월 다섯째 주(-0.06%) 이후 가장 하락폭이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