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부터 ‘반도체 호황’으로 고공행진하던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 1분기 전환점을 맞아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변동성이 높은 수출의 기조적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수출상황지수(ET-COIN)’를 개발해 분석한 결과다.
올해 수출 상황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교역 위축 등으로 수출의 기조적 둔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한은의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수출의 기조적 흐름 판단을 위한 수출상황지수 개발’ 보고서(이동원 한은 인사경영국 차장‧임성운 조사국 조사역 작성)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수출상황지수가 감소 방향으로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점은 지수의 최종 측정치가 6개월 전후 기간중 최대‧최소값을 가지면서 증감 방향이 전환되는 시점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지수 산출을 위해 200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세계경제, 대외거래, 수출입 가격, 국내 산업활동, 환율‧금융분야 등 변동주기가 1년 이상인 123개 월별 지표를 활용했다. 수출의 단기적 추세보다는 중장기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를 토대로 확장국면(확대전환, 회복, 확장), 둔화국면(둔화전환, 둔화, 수축), 기타(혼조, 재수축, 재확장 등) 등 16개의 상황판단신호를 도출해냈다.
그 결과, 2012년 이후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확대‧둔화 신호와 수출상황지수의 전환점은 대체로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수출 전환점을 잘 포착해 낸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에는 둔화 전환 신호에 앞서 수출상황지수가 먼저 전환점을 맞았다.
신호와 전환점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 1분기에 지수가 전환점을 맞았는데 결국 2017~2018년이 반도체 수출이 피크를 맞았던 것으로 보여진다”며 “올해 수치는 반영되지 않아 현재 상황을 진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