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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번에도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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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번에도 먹힐까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9.07.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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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통제 메커니즘 작동 여부로 갑론을박 펼쳐져
▲ 강남 은마아파트.

정부가 예고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재건축‧일반아파트의 희비가 엇갈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시장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재건축아파트값이 수익성 악화 우려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일반 아파트값은 더 큰 폭으로 뛰자 집값안정 정책경로(분양가상한→강남 재건축 단지 침체→서울 집값 안정)가 이번에도 먹힐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11%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로써 지난 4월 19일(0.05%) 이후 이달 19일까지 1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한 주 전(0.30%)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확연히 둔화하는 모습이다.

 

재건축 상승률이 급락한 데는 정부가 예고한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카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출은 조이고 세금은 높이는 작년 9‧13 대책의 여파로 내리막길을 걸어온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달 14일 30주만에 반등하는 등 다시 꿈틀거리자 정부는 민간아파트 가격통제 카드를 뽑아 들며 진화에 나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을 공공택지에서 민간택지로 확대할 방침을 공개했다. 12일에는 전매제한 기간을 더 늘리는 추가 대응책도 제시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재건축단지가 몰린 강남 집값을 잡아 상승세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아파트값 상승세는 대개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권 재건축에서 불씨가 점화한 뒤 일반 아파트로 확산하는 경로를 밟는다.

 

이어 강북으로 온기가 퍼지고, 신도시와 수도권 등으로 영역을 넓혀간다. 

 

강남권 재건축단지가 서울 집값을 부추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 가격 추이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도 정부의 가격통제(분양가 상한) 카드에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강남권 재건축이다.

 

송파구는 재건축 매매가 상승 폭이 0.87%에서 0.25%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강남구도 0.26%에서 0.12%로 오름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강동구는 0.19%에서 0.04%, 서초구가 0.12%에서 0.07%로 각각 감소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투자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는 재건축단지가 몰린 강남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서울 집값의 선행지표인 재건축 아파트값은 앞서 지난 4월 19일 상승반전했다. 전주(-0.10%)보다 0.05% 오른 뒤 상승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단지가 이러한 흐름을 주도했다.

 

서울아파트 매매가도 앞서 지난 6월 14일 30주만에 오름세(0.01%)로 돌아섰다. 재건축이 오른 뒤 두 달만에 매매가가 상승반전하는 수순을 밟았다.

 

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토지비(감정평가)에 정부가 결정한 기본형 건축비, 건설업자의 적정 이윤 등을 더해 시장가 이하로 분양가를 산정하는 제도를 뜻한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아파트 가격을 정부가 통제해 물가관리, 사회통합 등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참여정부는 앞서 2005년 3월9일부터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25.7평 이하 소형주택에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해 분양가를 규제했다.

 

또한 수차례 고강도 대책에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2007년 7월부터 적용 대상을 민간아파트로 확대했다.

 

문제는 이번에도 이러한 가격통제 메커니즘이 작동할지 여부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재건축 단지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이어 일반 아파트로 그 여파가 확산하는 경로가 되풀이될지가 관건이다.

 

송파 등 강남권 아파트는 재건축 상승폭 둔화 속에서도 지난주 일반 아파트가 오히려 올랐다.

 

수익성 악화로 재건축 사업이 좌초하거나, 사업추진이 지연돼 공급이 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며 이 지역 일반 아파트의 희소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재건축을 누르니 일반 아파트가 뛰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민간택지에 확대 적용한 뒤에는 과거에도 예외 없이 아파트값이 하락했다는 가격통제 지지론자들과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반대론자들이 맞서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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