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세 하락과 무상급식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반년째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 여름 전기료 인하까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이같은 저(低)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8(2015년=100)로 1년 전 대비 0.7% 올랐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8% 오르며 1년만에 0%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이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2015년 2~11월 10개월 간 0%대를 유지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서비스 물가는 3개월만에 1%대 상승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집세는 지난 4월(-0.0%)부터 5월(-0.1%)에 이어 6월(-0.2%)에도 하락했다. 지난달 전세는 0.1% 올랐지만 월세가 0.5% 하락했다.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정부 복지 정책의 영향도 지속됐다. 개인 서비스 중 학교급식비가 전년 동월 대비 41.4% 하락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3%대 고공행진을 보여오던 외식비 역시 학교급식비가 반영되면서 1.9% 오르는데 그쳤다.
연초부터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던 석유류와 채소류가 각각 3.2%, 2.5% 하락했다.
유류세율 인하 폭은 지난 5월부터 15%에서 7%로 절반가량 줄었지만 정책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감세 정책이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작용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값이 각각 -5.3%, -1.7% 하락했다.
채소류 중에선 무(-28.8%), 고구마(-11.2%), 마늘(-8.4%), 참외(-5.7%) 등의 가격이 내렸지만, 하락 폭은 다소 둔화됐다. 연초 30%대 감소 폭을 보이던 양파 가격은 2.6% 내리며 하락 폭이 축소됐다.
농산물 가격은 3.2% 올랐는데 이 중 곡물 상승률이 11.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생강(105.7%), 찹쌀(21.5%), 현미(20.8%), 쌀(10.1%) 등에서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생강의 경우 지난해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수요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축산물은 0.7%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됐던 돼지고기 값은 3.7% 하락했다. 고등어(-7.4%) 등 수산물 값은 0.9% 내렸다.
지출목적별로 나눠 보면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2.0%로 가장 컸다.
이밖에 음식 및 숙박(1.8%),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1.7%),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1.2%) 등이 올랐다. 반면 통신(-2.8%), 교통(-1.0%), 오락 및 문화(-0.1%), 의류 및 신발(-0.1%) 등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