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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셈법 바꿔라” VS 美 “경로 바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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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셈법 바꿔라” VS 美 “경로 바꿀 수도”
  • 이교엽 기자
  • 승인 2019.05.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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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서 강경하게 맞서
▲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뉴시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배수진을 치며 강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양측 모두 협상의 여지는 열어두고 있으나 2차 북미 정상회담 때 밝힌 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으려 하고 있어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0일 “우리의 비핵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때가 되면 비핵화를 할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이 현재의 셈법을 바꾸고 입장을 재정립해가지고 나오는 조건하에서만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북한은 최 제1부상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 과정에서 이러한 입장을 밝히는 형식을 취하며 수위를 조절했으나, 비핵화 협상에서 그의 역할에 비춰볼 때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최 제1부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의 전용 리무진에 동승하며 입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번 문답에서 최 부상은 또 “미 국무장관 폼페오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경로변경’을 운운하였다”며 “이것은 최대의 압박과 경제봉쇄로도 우리를 어쩔 수 없게 되자 군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어이 우리 제도를 무너뜨려 보려는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운운하는 이른바 ‘경로변경’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도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시한부 내에 자기 입장을 재정립해가지고 나오지 않는 경우 미국은 원치 않는 결과를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도 이러한 북한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로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북한과 미국 모두 협상의 끈은 놓지 않고 있어 당장 판이 깨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다른 계산법’과 미국이 요구하는 ‘전략적 결단’을 교환 가능한 수준으로 맞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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