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바른미래당의 균열이 커지며 ‘안철수-유승민 역할론’이 새삼 부상하고 있다.
당을 만든 ‘창업주’인 만큼 책임지고 내홍을 적극 수습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안철수계 인사인 국민의당 출신 전·현직 지역위원장, 정무직 당직자들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국민의당계 일부가 손 대표를 옹호하며 맞서는 가운데, 손 대표를 지원했던 안 전 의원 측 인사들마저 ‘손학규 체제’ 이후를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철근 바른미래당 전 대변인(구로갑 지역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만든 당이기 때문에 안철수·유승민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았다”며 “창당 대주주로 책임을 져야하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안철수-유승민 역할론’은 당이 내분에 휩싸일 때마다 흘러나오고 있다.
역할론에 공감하는 이들은 창당 주역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서 바른미래당의 노선과 방향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이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면서 이런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당시 통합을 반대하며 갈라섰던 민주평화당이 손 대표와 국민의당 출신 호남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도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창당 주역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국민의당계가 갈라지고 있다며 ‘안철수 복귀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안철수-유승민 체제’의 출현 및 순항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미 분열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화학적 결합을 꾀하기 어렵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겪었던 공천 잡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며 세력 다툼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