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것과 관련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입장이 ‘스몰딜도 가능하다’는 쪽으로 선회하면 비핵화 속도가 빨라지고 남북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영환 연구원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이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방안 협의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불발 이후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봉작한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스몰딜 전환이 가능할 경우 “수개월 내 미국과 북한의 재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의 경우라면 “연내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하노이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은 서로가 리스크를 지지 않고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은 빅딜을, 북한은 스몰딜을 들고 나왔다”며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를 교환하기를 원했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경제제재 완화를 교환하기 원했다”고 전제했다.
그는 “미국이 스몰딜을 반대하는 이유는 북한이 ‘느슨한 제재를 받으면서 핵무기를 보유한 상황이 고착회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단번에 북한이 핵을 가지지도 향후 핵을 만들 수도 없도록 하기 위해 빅딜을 들고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빅딜을 반대하는 이유는 빅딜 과정에서 북한이 무방비 상태에 빠지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며 “빅딜은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의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는데 북한의 입장에서는 체제 안전보장 없이 핵을 포기한 이후가 불안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그렇다면 신뢰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지가 다음 과제”라며 “북미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거래 이력을 쌓아야 한다. 몇 번의 딜을 해보니 서로가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이며 다음 딜도 서로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면 더 진전된 비핵화 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의 ‘All or Nothing’ 전략은 거래 이력을 쌓기 어려운 방법”이라며 “최대압박 전략이 결국 북한의 외환이 모두 고갈될 때까지 지속됨으로써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끌려나올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단기적으로는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기간 낮출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단계적 접근법에 동의하게 만든다면 비핵화 프로세스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어지는 북미정상회담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다. 남북경협주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몰딜 과정에서 미국이 가지는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는 “1단계 딜의 눈높이를 낮춤으로써 가능할 것”이라며 “우선 북한이 부분적인 비핵화를 실시하고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에 자금을 주지 않는 종류의 구호사업 등을 허용해 주면 된다.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낮은 수준의 협상’은 상호 신뢰를 쌓는 첫 걸음이 될 공산이 크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반드시 긍정적으로 진행되리라고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며 “우선은 지나친 기대감을 내려놓고 결과를 확인한 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