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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발언 파문에 흥행 안 되는 한국당 全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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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발언 파문에 흥행 안 되는 한국당 全大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9.02.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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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부대 극성도 부담…극우화 거부감 점점 커져
▲ 자유한국당 당권주자 후보 3인 홍보물. <뉴시스>

자유한국당의 새 당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가운데 ‘5·18 정국’ 후폭풍이 전대(全大) 효과까지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야권에서 유력 대권 주자로 불리는 거물급 잠룡들이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면서 여느 전당대회보다 중량감이 커졌는데도 예기치 못한 ‘5·18 망언’이 큰 파장을 불러오면서 당 전체가 점점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 비대위는 5·18 비하 발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이종명 의원에게 제명을 의결했지만, 당대표·최고위원으로 전당대회에 각각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명분으로 징계를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전대 흥행만을 고려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지도부의 늑장 대응도 당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악수(惡手)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에서는 5·18 망언에 등을 돌린 국민에게서 전대마저 관심권 밖으로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윤영석 의원은 지난 13일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1980년 당시 북한군이나 간첩이 광주 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생생한 증언들이 지금도 많이 있다”며 이종명 의원이 제기한 북한군 개입설을 또다시 꺼내 ‘망언’에 동조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는 한국당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5·18을 기념하기 위해 23일간 단식투쟁했고, 문민정부 시절인 1995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특별법’을 제정한 바 있다.

부친의 노력이 퇴색될 것을 우려한 현철씨는 “수구반동적인 집단 속에 개혁보수의 상징인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어울릴 수 없는 빙탄지간”이라며 “한국당 전당대회가 수구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확인되면 아버님 사진은 그 곳에서 내려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특정 후보의 지지자들이 세(勢) 과시에 나서 당의 우경화를 심화시키는 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극우 지지자들은 합동연설회장을 쫓아다니며 강성우파 김진태 의원을 전략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이번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태극기부대의 조직적인 입당 의혹도 불거져 전당대회가 태극기부대에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5·18 정국을 최대한 끌고 가기 위해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과 공동전선을 구축한 여권에 대한 불만도 없지 않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이 추천한 진상조사위원 2명에 대한 임명을 거부한 것도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 청와대에서 임명 거부를 발표하기 전에 사전에 추천을 재고해보라고 귀띔을 주거나, 다른 위원으로 추천하도록 협의를 할 수 있는 문제 아니었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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