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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심→외곽‚ 다시 경기로…미친집값에 인구이동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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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심→외곽‚ 다시 경기로…미친집값에 인구이동 도미노
  • 전성희 기자
  • 승인 2018.10.28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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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계층간 주거격차 발생
▲ 경기 광명의 주공3단지 아파트. <뉴시스>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1년간 서울을 떠나 다른 시·도로 이주한 사람은 38만9056명. 

같은기간 35만8036명이 상경했지만 서울 인구는 3만1020명이 순유출됐다. 

주민등록상 서울 인구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2년 1093만5230명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중이지만 인구유출은 2011년 이후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2016년 5월에는 999만5784명으로 ‘서울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마감했다. 올해도 순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9월 현재 979만3003명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인구 감소의 배경에 경기지역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 등 신도시 개발과 광역교통망 확대 등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근본적으로는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밀려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은 지금 토박이조차 자신이 거주하던 지역의 ‘미친 집값’을 감당못해 서울의 외곽으로, 외곽에서 다시 가까운 경기도로 방랑중이다. 이른바 ‘인구 도미노’다.

28일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 집값이 폭주한 올해 3분기(7~9월) 서울 자치구별로 시도간 순유출(전출-전입) 인구를 보면 은평이 11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노원(1071명), 강동(1010명), 중랑(857명), 양천(827명), 강서(741명), 송파(657명) 순이다.

학군 이사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양천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 외곽지역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 지역은 서울내 다른 자치구에서 이주를 많이 오는 지역이기도 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주거의 ‘하향 여과’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이 정숫물이 필터에 걸러지듯 여과된다는 것이다.

주거비 부담에 시 외곽에 살던 인구는 경기지역에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이 끝나자 이주한다. 대규모 단지 입주로 쏟아지는 싼 전셋집을 쫓아 빠져나가는 셈이다. 

반면 도심 거주민은 이들의 떠난 빈자리를 채운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구도심 지역에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돼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도심에서 주거비를 견디지 못하자 싼 주거지를 찾아 끊임없이 주거의 하향 이동을 택하는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고양시 원흥·삼송지구, 하남 미사지구,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거주 선호도 높은 택지지구로 분양을 받아 나가는 인구가 일부 포함됐을 수 있지만 서울 거주민은 경기지역 아파트 청약 우선순위에서 지역민(30%)과 경기도민(20%)에 뒤쳐지기 때문에 이 같은 인구이동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결국 서울의 높은 주거비 부담은 도심과 시 외곽,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 등 거주지역간에 서열화, 계층화,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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