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절차 길어지는데다 내국인 면세구매 한도로 실효성 의문제기

항공업계가 정부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부담으로 2분기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이뤄질 경우 실적 하락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국내 공항 내 면세점은 출국할 때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은 출국할 때 면세품을 구입하거나 인터넷 면세품을 미리 구입한 뒤 출국 시 인도장에서 물품을 건네받는다.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될 경우 면세품을 구입, 여행 내내 들고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수 있다. 또 인터넷으로 면세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여행을 즐긴 뒤 입국시 인도장에서 미리 사뒀던 물품을 건네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 추진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각 항공사에서는 입국장 면세점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는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항공사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수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기내 면세점 사업을 통해 169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아시아나항공은 9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각 항공사들의 수익성 하락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고객들의 불편함이 높아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항공업계에서 가장 먼저 지적하고 나선 부분은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인해 입국 절차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고객 불편함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할 경우 항공기가 도착한 뒤에도 관광객들의 면세품 구매를 위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수화물 회수 및 세관 절차가 강화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입국 절차 시간이 늘어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 여행객이 필요한 신변 용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세금을 면제해준다는 여행자 휴대품 면세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고 해외여행을 자주하는 이들의 수혜폭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기내면세품 판매로 인한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며 “그동안에는 기재부, 관세청, 항공사, 국가정보원 등의 반대로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무산됐는데 이번에는 설치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