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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뉴노멀 모색’ 원점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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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갈등 ‘뉴노멀 모색’ 원점 협상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8.04.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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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기업 여론 수렴 등 숨고르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여린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험악한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서로 50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 카드를 들이밀면서 각을 세우던 두 나라가 이제 원점에서 새로운 무역질서를 모색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에 대한 무역 압력 보따리를 한껏 풀어놓은 뒤 이제 양국 간 새로운 무역 질서를 세우기 위한 “이판사판의 스탠드오프(a high-stakes standoff)”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탠드오프”란 카지노 등에서 이제까지의 게임을 무승부로 돌리고 다시 판을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즉 미국과 중국이 원점에서 무역갈등을 풀기 위한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WSJ는 양국은 이제 앞으로 6개월 동안 “뉴 노멀(new normal)”을 모색하는 협상을 시작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 노멀이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는 표준을 의미한다. 

앞서 3일(미국 현지시간·한국시간 4일)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5% 고율관세 심사 대상으로 중국산 수입품 1333개 목록을 발표했다. 

중국산 반도체를 비롯해 산업 로봇, 첨단 화학제품, 전기차, 리튬 이온 배터리 ,발광 다이오드 등 첨단 기술 제품을 대상으로 연간 50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의 관세폭탄을 부과한다는 계획이었다. 

4일 중국은 대두와 수수, 옥수수, 항공기, 쇠고기, 자동차, 위스키 등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일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국과 똑같은 500억 달러 규모였다. 

이처럼 일촉즉발의 치킨게임을 벌이던 두 나라가 협상 국면으로 돌아서게 된 배경은 처음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심각한 여론의 저항에 맞닥뜨렸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 의회와 기업 로비스트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을 쏟아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4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개최한 미중 무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모든 문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이제는 협상과 협력의 시간”이라고 밝혔다. 

주 부부장은 “리스트만 발표됐을 뿐 아직 관세부과 효력은 발휘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담판의 전제는 상호 존중이다. 한 방향, 한 영역에서만 조건이 강화돼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주 부부장은 “만약 미국이 여전히 독단적으로 나아간다면 중국은 절대 외부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불굴의 역사는 신중국 발전의 역사이며 중국 인민의 투쟁사이기도 하다. 중국은 어떤 외부 압력에도 굴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래리 커들로 미 국가경제위원장은 중국 수입제품에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된 관세가 결국은 효력을 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5월 15일 열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청문회를 통해 미국기업들의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미국기업들은 5월 22일까지 고율 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중국산 수입품목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센터(CSIS)의  윌리엄 라인시 선임 고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30일 동안 의견 수렴 기간을 둔 이유는 기업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게 아니다. 핵심은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의견 수렴 마감일인 5월 22일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인 관세 부과 품목을 결정하기까지 180일의 시간을 더 두고 있다. 이른바 “스탠드 오프” 기간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만일 미국이 물러서면, 중국도 똑같이 물러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막후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 특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중국 시장 개방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서신을 교환해 왔다는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조만간 이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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