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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재편' 노리는 안철수…보수 표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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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재편' 노리는 안철수…보수 표심 잡을 수 있을까
  • 이교엽 기자
  • 승인 2018.04.05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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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시 야권 지각변동 불씨…바른미래 정치적 명운 걸려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후보직 양보' 7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서울시장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출마는 안 위원장 스스로는 물론 바른미래당 차원에서도 정치적 명운이 걸린 도전으로 평가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출마선언문에서 '야권의 대표 선수'를 자처하며 "표를 한 곳으로 모아 달라"고 호소해 이목을 끌었다.

실제 안 위원장 입장에선 이번 서울시장 출마가 차기 대선에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나 마찬가지다. 직접적인 득표율로 민주당 집권 이후 야권 진영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입은 크고 작은 이미지 손실을 단번에 상쇄하는 것은 물론,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담보 받게 된다.

바른미래당 차원에서도 안 위원장 서울시장 출마의 의미는 남다르다. 안 위원장이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하면 자유한국당 중심의 기존 야권 진영 주축이 바른미래당으로 옮겨 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바른미래당은 그간 공고하던 자유한국당의 '제1야당' 간판을 흔들며 중도는 물론 보수 진영을 향해서도 외연 '대폭 확장'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원내에서 자유한국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추가 합류하는 이들이 나올 경우 다음 총선을 앞두고 '야권 지각변동'까지 노려봄직하다.

물론 전제는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되거나, 적어도 자유한국당을 적지 않은 표차로 누르고 2위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안 위원장이 기대만큼 표를 얻지 못하면 안 위원장 스스로도 정치생명에 적잖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바른미래당 역시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특히 당내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에게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바른미래당이 자신들의 옛 둥지였던 자유한국당을 넘어서 대안 보수 세력으로 떠오를 수 있는지를 직접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이 때문에 유력 후보인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 이는 곧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주도권 다툼' 패배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선거 이후 자유한국당으로 되돌아가는 추가 이탈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안 위원장과 바른미래당의 운명을 좌우할 서울시장 선거 승패 관건은 결국 '보수 표심 확보'로 보인다. 특히 정부여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사실상 진보 진영에선 민주당 후보로 누가 나오더라도 표를 몰아주는 상황이 예견된다.

이때문에 안 위원장은 중도 무당층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보수 표심을 두고는 자유한국당과 일전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이 유력하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금 서울에 살지 않는 분이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시는 건 서울시민에 대한 아주 큰 실례"라며 "(김 전 지사는) 서울과 어떤 연고도 없다"고 선제공격에 나섰다.

반면 자유한국당 측은 "(안 위원장) 본인이 야권 대표 후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다. 이미 안 위원장은 여러 선거에서 상당히 검증을 받은 상태에서 신선한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고 견제에 나서는 등 벌써부터 양측 신경전이 팽팽한 상황이다.

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해 "안 위원장이 '보수가 이렇게 가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다 흡수하면 실질적으로 자유한국당이 완전히 위축된다"며 "실질적으로 그것이 야권의 재편, 야권의 중심축이 바뀌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안 위원장 외에도 국민의당 시절 친안계로 분류됐던 장진영 전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바른미래당이 '유력 주자'인 안 위원장을 상대로 경선을 진행할지도 관심사다.

다만 당내에선 광역단체장 후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안 위원장의 출마 자체가 흥행 요소일 뿐 경선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는 크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자가 복수라고 모두 경선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합리적 방법으로 단수 추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장 전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경선을 요구한 상황에서 자칫 경선 생략은 안 위원장에 대한 특혜 논란 등 잡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열이 확연한 상황이면 우위에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는 게 전략적으로 당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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