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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김정은 ‘깜짝 방중’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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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김정은 ‘깜짝 방중’에 촉각
  • 박경순 기자
  • 승인 2018.03.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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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북∙미 정상회담 前 우군 필요” 외교 실패시 군사력 방패 확보 의도도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6일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제기된 가운데 북측 특별열차로 보이는 열차가 정확한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중국 지역에서 운행하고 있다. 열차의 모든 창은 검은색 커튼이 쳐있다. 사진은 중화권 매체 다지위안바오 제보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중국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라는데 무게가 실리면서 외신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깜짝 방중’이 북미 정상회담 전 동맹국인 중국과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베이츠 길 호주국립대 아시아·태평양 전략 연구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을 방문한게 김 위원장이라면 그것은 한국,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길 교수는 “김 위원장은 이런 강력한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최대한 많은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중 관계는 다소 소원해진게 사실이다. 북한이 대표적인 친중 인사인 장성택을 숙청한 것과 독자적으로 핵개발을 가속화한 것은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평가다.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 제재에 중국이 참여한 것에 대한 북한의 실망감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적대적 관계에 있는 한국, 미국과의 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은 큰 위험 요인이다. 외신들은 중국을 방문한 인물이 김 위원장이라면 이번이 그의 해외 데뷔 무대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 위원장이 중국 지도자와 회담하기 전에 미국 지도자와 만나는 것은 중국에게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아직 누가 열차 안에 있었는지 불분명하지만 이번 방중은 북한과 중국이 깊은 동맹 관계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회담의 극적 성사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었던 중국도 이번 북한과의 대화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여지를 얻었다는 평가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은 WSJ에 “중국은 이번 국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언급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은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이며, 중국의 승인 없이는 어떤 해결책도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이 북미 대화 실패를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두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베이징 카네기-칭화 센터의 북한 전문가 자오 퉁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비한 보험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외교 실패를 선언하고 강압적인 접근 또는 군사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 공격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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