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의 ‘총수 대행’을 맡고 있던 권오현(65)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진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 세대교체에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권 부회장이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밝힌 만큼 전면 배치될 후임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그룹이 이르면 이사회가 열리는 이달 31일이나 늦어도 11월 중에는 사장단 인사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권 부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힌 만큼 조속히 조직을 추스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수감 뒤 ‘리더십 부재’ 위기에 놓인 삼성 상황과 맞물려 권 부회장 뒤를 이을 차기 인물과 삼성전자 핵심 사업이며 권 부회장이 이끈 DS(디바이스 솔루션) 사업 부문 후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부회장 역할을 대신할 인물로는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윤부근 사장과 IM(IT·모바일) 부문장 신종균 사장이 꼽힌다. 이들은 권 부회장과 ‘3인 대표 체제’를 구성해 비상체제의 삼성을 큰 무리 없이 이끌어온 만큼 ‘경영 리스크’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후배 경영진에 길을 열어 주겠다는 권 부회장 의중에 비춰볼 때 윤 사장 등의 동반 사퇴설과 무선사업부장 고동진 사장 등 제3의 인물 기용설, 외부 인사 영입설 등이 거론되면서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권 부회장이 이끈 DS 사업부문장으로는 반도체총괄인 김기남 사장, 의료기기사업부장인 전동수 사장과 함께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장인 진교영 부사장 등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DS사업 부문 후임 인선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삼성그룹의 본격적인 사장단 인사가 단행되면 이재용 부회장 측근 인물이 중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쇄신 차원에서 권 부회장 퇴진과 함께 같은 세대의 경영진이 물러나고 젊은 경영진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이 부회장 신임이 두터운 인사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미래전략실 출신 고위 인사들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있다. 미전실 해체 후 안식년에 들어갔던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과 권영노 삼성물산 부사장이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SDI로 복귀했다.
여기에 미전실 해체 당시 퇴진한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전 사장은 미전실에서 재무·감사·인사 업무를 담당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같은 재계 관측에 대해 “권 부회장이 퇴임 의사를 밝혀 후임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인사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