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각 붕괴 사고가 사전 검토 없이 대형 장비를 운용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백런칭에 대한 구조 검토 없이 런처를 운용했고 이 과정에서 불안정 평형이 파괴돼 DR거더와 런처가 전도됐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했다고 23일 밝혔다.
당시 사고는 거더 설치 장비인 '빔런처'를 후방으로 빼내는 이른바 '백런칭' 작업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런처는 '전진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진형은 런처가 일정 거리를 지나면 레일이 아닌 교각 위에 올려져 있는 거더를 밟고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 전진형 런처로 후진을 하다가 구조물인 거더를 건드렸고 붕괴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앞서 경찰은 전진형 런처로 백런칭을 하면서 시공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이 구조검토 등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토대로 추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3명과 호반산업 관계자 1명, 하도급사인 장헌산업 관계자 1명,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2명 등 모두 7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정밀 감식 결과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하는 등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25일 오전 9시49분께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세종~포천 포천방향 구간 청룡천교 공사 현장에서 교각 위 상판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작업자 10명이 추락, 매몰돼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