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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본부장 구속’ 檢, 다음은 이재명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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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본부장 구속’ 檢, 다음은 이재명 겨냥?
  • 이광수 기자
  • 승인 2021.10.04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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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발부 후 수사에 속도 탄력
최종 책임 이재명도 수사 대상 포함 전망
▲ 법원 나가는 유동규 전 본부장. /뉴시스
▲ 법원 나가는 유동규 전 본부장. /뉴시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8억’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을 받은 대가로 일부 업체에 막대한 개발사업 이익을 몰아주는 사업 구조를 짜며 결국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까지 적용돼 구속됐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검찰이 적용한 혐의가 소명이 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당시 ‘최종책임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눈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난 2일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영장에 뇌물 8억원 수수 혐의를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된 8억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 일부 업체의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 측도 액수 등은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수사팀은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녹취록 등을 제출받아 뇌물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사업 편의 대가로 700억원을 약속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유 전 본부장 측은 이에 대해선 “농담처럼 나온 말”이라며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퇴직 후 11억원을 받은 의혹에 대해서도 “차용증을 쓰고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수사팀은 그가 실제로 받은 뇌물 액수를 특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도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아울러 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이 개발사업의 민간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삭제하면서 일부 업체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끔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압수수색에서 관련 문건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전날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이러한 혐의들은 법원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뇌물을 받은 대가로 어느 정도의 특혜를 제공했는지, 이같은 상황이 ‘윗선’에도 보고가 됐는지, 최종 책임자인 이 지사가 이를 인지했는지 등을 중점으로 수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대규모로 진행되던 사업인 만큼 진행 상황을 몰랐을 리 없다는 취지다.

수사팀은 당시 의사결정 상황을 들여다보기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을 줄소환할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현 개발2처장과 전 전략사업팀 소속 정민용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고, 개발1처장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 등 화천대유 측이 뇌물을 준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은 곽 전 의원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의 피의자 신분이라고 적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등도 뇌물수수 의혹에 연루된 만큼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초호화로 꾸려진 화천대유 법률 고문단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 하우스 ‘미실’에서 진행된 서울 지역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유 전 본부장의 구속과 관련해 “제가 지휘하던 직원이 제가 소관하고 있는 사무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의 비리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에서 퇴임한 뒤의 일이고, 자신의 측근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측근이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측근 개념이 뭔지 정해주면 (거기에) 부합하는지 알아보겠다. 측근의 기준이 뭐냐. 무리하게 엮지 말라”면서, “유 전 본부장이 선거를 도와준 건 사실이고 조직 관리 역량이 있어서 시설관리공단에 들어왔다가 공사로 바뀌면서 원래 하던 직무를 했다. 이후 도지사 선거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현재 (대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고, 지난해 말 일방적으로 사표를 내고 나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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