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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인상 상승세 ‘빨간불’…전기요금·가스요금에 이어 생필품까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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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인상 상승세 ‘빨간불’…전기요금·가스요금에 이어 생필품까지 ‘들썩’
  • 안명옥 기자
  • 승인 2021.10.04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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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이어 공공요금 인상시 물가 상승압력↑
올해 물가 상승률 9년만에 2%대 이상 가능성
▲ 서울 성동구 뚝섬로 인근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 /뉴시스
▲ 서울 성동구 뚝섬로 인근 주택가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 /뉴시스

4분기 전기요금이 8년 만에 오른 가운데, 가스요금 인상 가능성마저 제기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농·축·수산물과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도 물가 상승 자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여, 올해 물가 안정 목표치(2.0%)를 사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4일 관가에 따르면 11월 도시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지난달 29일 제29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이미 결정된 공공요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연말까지 최대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4분기 전기요금이 연료비 상승, 한국전력 적자 폭 확대 등을 감안해 8년 만에 인상이 결정되며 도시가스와 고속버스, 택시,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들썩이자 서둘러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하루 뒤인 같은 달 30일 산업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원료비 인상이 계속되고 있고 누적 압박이 커져 적절한 시점에 (기재부와) 가스요금 인상에 대해서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며 “연내 (가격 인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전체 물가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가스·전기요금은 어차피 (소비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며 인상 요인 발생 시 제때 적용해 공공요금 가격 기능이 회복돼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양 부처 간 이견으로 연내 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이 다시 피어오른 셈이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앞서 4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놓고도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물가 안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본 반면, 산업부는 이미 올해 2·3분기에도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유보한 만큼 더 이상 인위적으로 요금 인상을 억누르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4분기 전기료가 전분기 대비 Kwh당 3원 인상되며 지난해 수준으로 원상복구됨에 따라 각종 공산품 단가와 서비스 산업 전반에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가스요금까지 오르면 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최근 물가 흐름을 보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것은 물론 서민 경제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증가하며 5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유 가격 급등으로 서울우유(5.4%), 동원F&B(6%), 매일유업(4~5%), 남양유업(4.9%) 등이 우윳값을 잇따라 올리며 우유를 원료로 하는 음료·빵 등 관련 상품도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여기에 약 11조원 규모의 국민지원금, 이달 시작된 카드 소비분에 대해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이 맞물려 소비 촉진의 기회도 되지만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나오는 배경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2.2%)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5%에서 올해 2.0%에 이르며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농·축·수산물 가격의 높은 상승세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 및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집세 등 거주비 상승이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물가상승은 물가안정 목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1%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종전 1.8%에서 2.2%로 0.4%p 상향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0.2%p 올린 2.0%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다만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마련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가격 상승 감시 역할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전 부처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기재부와 공정위를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산업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행정안전부 등 각 부처는 담당하는 영역의 물가를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이후 가격 담합이나 매점매석 등 징후가 의심될 경우 공정위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전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민생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며 “경제충격 최소화와 경기회복세 공고화를 목표로 정책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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