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고 있는 땅에 농작물을 심어 이웃을 도와준 시골 주민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들은 2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잡초만 무성했던 휴경지에 농작물을 심어 땅이 되살아났고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일을 하니 분위기도 좋아졌으며 무엇보다 작은 금액이지만 이웃을 도울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전남 곡성군 고달면 주민들은 주인이 도시로 빠져나가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휴경지가 늘 마음에 걸렸다.
이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논의를 거듭했고 고달면사무소와 함께 노인 일자리사업 일환으로 지난 5월부터 1650㎡의 휴경지에 호박고무마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들도 자신의 땅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참 농사일이 바쁠 때는 고구마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 때는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공동으로 작업에 참여했다.
결국 주민들의 땀과 정성을 듬뿍 받고 자란 호박고구마는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고 지난 9월말께 5㎏와 10㎏박스 322개에 채워졌다.
주민들은 수확한 다음 날 부터 심청축제 등 전남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를 찾아다니며 직접 판매에 나서 323만7000원의 수익금을 냈다.
그리고 판매 수익금으로 보온내의와 기저귀를 구입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지역내 80세 이상 노인 103명과 만 1세 이하 신생아 10명에게 전달했다.
임종택(71)씨는 "농촌 들녘에는 풍성함이 가득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잡초만 자라고 있는 땅들이 많아져 안타까웠다"며 "평생 농사만 지었던 농민들이 농사로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모씨는 "사업이 어려워져 어린아이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살길이 막막했었다"며 "평소에도 주민들이 반찬거리를 갖다줘 늘 고마웠는데 또 받게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