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경선 출정식을 30여분 앞둔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4000명(경찰 추산)의 인원이 몰린 가운데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과의 크고 작은 갈등들이 빚어지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박 전 비대위원장 지지자들과 외신 기자등 4000여명의 인파로 가득 찼다.
트위터 아이디 '빨갱이 박멸당'이라고 밝힌 지지자는 박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바닥에 깔고 지지자들의 응원메시지를 적게 해 박 전 비대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펜을 나눠 주기도 했다.
빨간색 정장에 은색 목걸이를 한 박 전 비대위원장이 오전 10시 25분께 도착하자, 지지자들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양산을 쓰고 무대 앞쪽에 있다는 이유로 뒤의 지지자들이 "양산을 내리라, 박 전 비대위원장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격렬히 항의할 정도였다.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탈북 청소년들에게 무상교육을 지원하는 NGO 단체라고 밝힌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최모(22)씨는 함께 온 원어민 영어교사와 함께 박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들고 서서 눈길을 모았다.
최씨는 "박 전 비대위원장 진영에서 초청 받아서 왔다"며 "우리 단체가 20대가 많다"라고 밝혔다. 최 씨는 "사실은 박 전 비대위원장이 북한 인권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되면 관심을 가져달라는 차원에서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행사가 시작된뒤 얼마지나 한켠에서 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실현 촉구하고 한일 군사협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구호를 외치자, 박 전 비대위원장 지지자들로부터 밀쳐지는 등 강한 반발에 직면서 소동이 빚어졌다.
20여명의 한대련 학생들은 '박근혜가 꿈꾸는 나라에 대학생은 없다'와 '선거때만 반값등록금 약속을 지며라'등의 소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행사 처음부터 있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 사람들이 '박근혜' 실명을 싣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말에 재빨리 매직펜으로 '박근혜'의 이름만 삭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대련 소속 최상원(23)씨는 "새누리당은 몇 년째 반값 등록금 얘기만 하고 약속도 지키지 않는 정당의 대통령 후보라는 점에서 자격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지자들이 박 전 비대위원장의 연설 도중 '박근혜'를 외치자 "거짓말"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행사 내내 피켓을 들고 서 있기만 할 뿐 별다른 구호를 외치지 않다가 오전 11시께 행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자 "반값 등록금 시행하라. 즉각 시행하라"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들의 구호 소리가 울러퍼지자 지지자들이 몰려 현수막을 빼앗으려는 등 격렬히 항의했으나 경찰이 격리조치에 나서 큰 충돌은 없었다.
한 중년 여성은 이들을 겨냥해 "반값 등록금은 여기와서 우기지 말고 학교 재단에게 요구하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5분이 넘도록 이들의 구호가 끝나지 않자 경찰이 '이렇게 남의 행사를 방해하면 어떡하냐'며 '이제 체증 시작해'라고 외치자 한대련 학생들은 7분가량의 구호 외치기를 멈추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한대련 학생들의 구호에 울먹이며 반대하던 박 전 위원장 지지자 정태산(66여)씨는 "종북세력에서 깽판 치라고 보낸 것일 것"이라며 한 동안 분을 삭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