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현재 54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올림픽 티켓판매 공식대행업체들과 해당국 올림픽 위원회(NOC)들이 런던 올림픽티켓의 암거래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LOC는 이에 따라 16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지가 보도한 내용의 확증이 수집되는대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신문은 각 국의 올림픽 관련 직원들이 7월27일일부터 8월12일까지 열리는 런던 올림픽의 각종 경기 티켓 중 100m 육상경기 결승전 등 특히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경기의 입장권을 엄청나게 부풀린 가격에 암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 가장 악명을 떨치고 있는 혐의자들 중 한 명은 그리스 올림픽위원회의 위원장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원장이었던 스피로스 카프랄로스이다.
신문기사에 따르면 그는 련던 올림픽 조직위원장 세바스티안 코와의 친분을 이용해서 그리스 내 올림픽 티켓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구실로 그리스 올림픽 관계자들 앞으로 특별입장권 한 뭉치를 추가로 배정받았다는 것.
그러나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측은 카프랄로스가 코 위원장과 했다는 거래는 허풍일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코 위원장은 티켓 배정은 IOC 판매 규정에 따라 국가별로 배정한다고 대답했을 뿐, 그 이상의 공식 또는 비공식 접촉은 없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리스 올림픽위원회 직원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부정한 거래는 드러난 게 없다고 말했다.
IOC 규정에 따르면 위원회는 세계 205개국 올림픽 위원회에 국내 판매용 티켓을 배정하고 각 국이 국내의 공식 티켓 판매업자를 지정하게 한다고 돼 있다. 각 국 올림픽 위원회는 배정받은 입장권을 외국에 팔거나 값을 올려 팔거나 비공식 또는 무자격 판매업체에 이를 넘길 수 없다.
그러나 불법 티켓 판매상으로 위장하고 각지를 돌며 취재한 선데이 타임스 기자는 중동 지역을 비롯한 54개국 27명의 관리들과 거래한 현장 거래 증거 서류들을 이미 제출했으며 IOC는 이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의 웹사이트에는 카프랄로스를 비롯한 세르비아, 리투아니아, 중국의 올림픽 관련 임원들이 이 기자에게 표 한 장(공식가격은 경기에 따라 20.12~2012파운드)에 최고 6000파운드(미화 9407달러)의 웃돈을 주고 표를 팔려고 한 거래 내용이 올려져 있다.
이들 중 이스라엘과 키프로스의 티켓 판매 대행을 맡은 전 올림픽 국가대표 수영선수 요아프 브루크는 "선데이 타임스 기자의 요구에 따라 100m 결승전의 가장 좋은 좌석을 제공했을 뿐이다. 그 기사는 거짓과 허풍과 말도 안되는 소설로 가득차 있다"고 이스라엘의 채널2 TV에 나와 말했다.
하지만 문제의 선데이 타임스 기사에는 미국의 전 올림픽 위원이며 지금은 카르탄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렉 하니가 불법 티켓 판매를 은폐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얘기까지 실려 있어 파장은 전 세계로 퍼질 것 같다.
IOC는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이 문제를 중대하게 여겨 즉시 조사에 착수했으며, 통상 이런 문제는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조사를 본격화하지만 이번에는 올림픽 경기 종료 이전이라도 문제의 나라 NOC와 공식 판매업체들에게 강한 제재를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선데이 타임스 보도 이전에도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올림픽 사무총장 보로디미르 게라센코가 런던 올림픽 입장권의 암시장 판매 혐의로 사임하는 등 티켓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몇 달 전부터 이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웹사이트를 통한 티켓 판매가 접촉이 잘 안돼 불편하다는 등 광대한 수요자들로부터 질타가 쏟아지면서 "나라에서 93억 파운드(146억 달러)나 들여 하는 행사에 왜 나는 참관할 수가 없느냐"는 다수 국민들의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불거져 나온 전세계적인 티켓 불법 거래 문제로 IOC는 윤리위원회에 이 문제를 넘기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끝날 때까지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의 동계올림픽 티켓 예매도 중단시키기로 하는 등 복잡한 이해가 걸려 있는 티켓 파동이 쉽게 해결될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