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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법정서 눈물 쏟은 정호성…증언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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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법정서 눈물 쏟은 정호성…증언 거부
  • 김성민 기자
  • 승인 2017.09.1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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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최순실에게 청와대 문건 넘겨
▲ 정호성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박근혜(65)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인물로, 최순실(61)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비서관은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정 전 비서관은 “제가 오랫동안 모신 대통령께서 재판을 받는 참담한 자리”라며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어 “심적 고통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다만 검찰 조사 당시 작성된 진술조서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진술조서 질문에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게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이후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태블릿PC에서 발견된 문건을 보내준 사실 등에 대해선 일체 증언을 거부했다. 그러다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마디 하고 싶다”며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왜곡되고 잘못 알려진 게 너무나 많다”며 “박 전 대통령은 가족도 없고 사심 없이 24시간 국정에만 몰두하신 분”이라고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이어 “문건유출은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얼마나 정성 들여 국정에 임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없을까 고민했기 때문에 최씨의 의견을 듣게 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최씨에게 문건을 준 건 맞지만, 대통령이 지시하신 건 아니다”라며 “사심 없이 혼신의 힘 다해 국정 운영하는 과정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며 박 전 대통령의 선처를 구했다.

정 전 비서관의 호소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가득 찬 방청석에는 울분이 터져 나왔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을 맡은 유영하 변호사도 눈물을 삼키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팔짱을 낀 채 증인석에 앉은 정 전 비서관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이 심정을 고백할 때에는 휴지로 눈가를 닦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정 전 비서관의 재판은 마무리됐지만,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같은 혐의를 받는 만큼 선고를 미룬 상태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8일 공판에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황창규(64) KT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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