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F-35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미국 현지 언론보도에 대해 방위사업청이 진위 파악에 나서고,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은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는 등 해프닝이 벌어졌다.
8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차기 전투기(F-X) 사업에 참여를 희망한 미국 록히드 마틴 스테핀 오브라이언 부사장의 발언을 인용한 미국의 한 지역 일간지 기사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지역 일간지 '노스웨스트 플로리다 데일리뉴스(www.nwfdailynews.com)'는 오브라이언 부사장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일본, 한국은 F-35 개발에 자금을 대지 않았음에도 구매하기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 언론보도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이미 사전 구매약속을 한 것으로 비춰졌다.
F-X 사업은 정부가 2016~2021년 8조3000억원을 투입해 차기전투기 60대를 구매하는 사업으로 지난달 사업설명회를 갖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서류심사와 시험평가 등 공정한 경쟁을 통해 최종 기종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사업을 진행하는 방사청 입장에선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도 국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F-35를 도입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해 방사청은 이를 해명하느라 이미 한 차례 진땀을 뺀 뒤였다.
방사청은 곧장 사실 확인 및 경위 파악에 나섰고 록히드 마틴 측에 즉각 해명을 요구했다. 록히드 마틴의 한국 에이전트가 방사청을 방문해 해당 기사에 대해 '오보'라고 해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록히드마틴 본사는 한국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당시 인터뷰 녹음 내용을 확인한 결과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그런 답변을 한 적이 없으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요청을 했다"고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정부는 차세대전투기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성능, 품질, 가격, 기술이전, 국산부품 탑재율 등을 엄격하게 평가해 대상기종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경쟁질서를 훼손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전투기 사업에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와 보잉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타이푼)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150개 항목을 평가해 10월 기종을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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