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승계와 관계없이 북핵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함없다.”
수잔 라이스 UN 주재 미 대사가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라이스 대사는 6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을 통한 현재의 긴장을 완화시키지 않는 한 군사적·경제적·외교적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대사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과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의 정책이나 태도는 한결같다. 북한이 핵 제조를 포기하기 전에는 기존의 입장과 원칙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 유지는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현재 유엔은 평화 유지에 할당된 총 예산만도 27%”라고 밝혔다.
이날 라이스 대사는 뉴욕 맨해튼의 ‘클럽66’에서 열린 국제정세토론회에 참석, 민감한 국제 현안들에 대해 시종 명쾌한 태도로 분석하고 미국 정부의 입장을 피력했다.
토론회는 라이스 대사외에 '포린 폴리시'의 수잔 글래서 편집장, '뉴 아메리카 재단'의 ‘국가안전보장’ 프로그램 피터 버겐 디렉터, 콜럼 린치 워싱턴포스트지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라이스 대사는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제기된 대시리아 고립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역겹다”며 강도높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시리아에선 반정부 시위 거점 도시인 중부 홈스에서 정부군이 시위대에 대해 박격포공격을 퍼부어 260명이 사망하는 유혈참극이 일어나는 등 지난 11개월 동안 강경 진압으로 모두 5400명이 사망했다.
지난 4일 유엔 안보리에서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유혈 진압 중단과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붙였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라이스 대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이해관계에 집착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압력이 가해질 필요가 있다”며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축출한 미국의 압박을 상기시키는 모습이었다.
하얀 정장 투피스에 단아한 외모로 시선을 끈 수잔 라이스 대사는 복잡한 국제정세에 가장 비중있게 개입된 미국의 입장에 대해 명쾌한 분석과 입장을 밝혔다.
라이스 대사는 “항상 복잡하고 골치아픈 문제를 다루는 위치에 있지만, 내게 주어진 이 임무는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생기발랄한 얼굴로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라이스 대사는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유엔주재 대사에 지명된 인물이다. 자신의 멘토인 매들린 울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추천을 받아 33살의 젊은 나이에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차관보에 기용됐다.
부시 행정부에서 불편한 관계였던 미국과 유엔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적임자로 오바마 행정부가 라이스 전 차관보를 우선적으로 낙점할만큼 외교적인 능력이 두드러진 인물이다.
라이스 대사는 아버지가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이사를 지냈고, 어머니는 교육학자로 워싱턴DC의 유복한 집안에서 성장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후,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