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문턱은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중소기업 금융지원 시스템에 혁명적인 변화를 공언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혀왔지만 돌아가는 상황으로는 '구두선'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은행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해 4일 발표한 '2012년 1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1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전분기 9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2분기 22로 정점을 기록한 뒤 3분기 19, 4분기 9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뒷걸음질친 것이다.
대출태도 지수는 가계, 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태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이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은행들이 중기 대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로존 재정불안이 장기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되는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빌려준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상환이 지연될 위험을 뜻하는 중소기업 신용위험도 건설·부동산 부문 침체, 내수부진, 경기 불확실성 등이 점증하면서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중기 신용위험지수도 28로 전분기 13에 비해 15포인트 급증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수시로 중기 금융시스템에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하는 등 전폭적 지원의사를 밝혔지만, 현장 분위기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는 격이다.
가계일반 대출지수도 -3으로 전분기 0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가계일반 대출지수는 작년 2분기 6, 3분기 -9, 4분기 0을 기록한 뒤 올 들어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도 13으로 전분기 6에 비해 7포인트 높아졌다. 은행들의 가계 대출 태도지수가 악화된 것은 가계부문 또한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데다 대출구조도 취약한 편이어서, 한계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대기업 대출 문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 6으로 작년 4분기 3에 비해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