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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자체 상대로 땅투기?', 성남 잡월드부지 헐값매입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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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자체 상대로 땅투기?', 성남 잡월드부지 헐값매입 비난
  • 윤상연 기자
  • 승인 2011.12.1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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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성남시가 시유지인 분당구 정자동 잡월드 부지를 공시지가보다 싼 가격에 고용노동부에 매각, 특혜의혹이 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분당구 정자동 4의6 일원 시유지 8만㎡을 473억2000만원을 받고, 2006년 12월 고용노동부에 잡월드 부지로 매각했다.

잡월드는 고용노동부가 2000여억원을 들여 건립중인 건축연면적 3만8000㎡의 종합직업체험관으로, 내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시는 매각 당시 공시지가 3.3㎡당 207만원인 부지를 3.3㎡ 당 195만원의 낮은 가격에 고용노동부에 넘겼다.

시가 지난해 11월 성남시의회에 제출한 부지의 현재 가격은 3.3㎡ 당 공시지가 844만원으로, 전체 가격은 매각 당시의 473억2000만원보다 6배 비싼 3072억원이다.

특히 잡월드 부지는 유원지 용도로 이뤄진 4개 필지 16만2000㎡중 1개 필지로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매각하지 않은 땅 3개 필지 8만2000㎡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무용지물이 된 나머지 3필지의 부지 가격은 총 1223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나머지 3필지는 2007년 1월 시가 고용노동부와 체결한 '종합직업체험관 설립사업을 위한 노동부·성남시 업무협약'에 따라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협약 내용에 시는 잡월드 매각부지에 인접한 무용지물이 된 부지를 고용부 동의없이 매각·임대 및 시설물을 설치하지 못하고 주차장 등을 조성해 잡월드 시설로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시는 나머지 부지에 호텔, 자동차박물관 등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고용부는 시와의 협약을 근거로 잡월드 주변 부지에 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1필지를 헐값에 매입한 고용부는 1000억원이 넘는 나머지 3필지에 대한 권한도 행세해 '알박기'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시와 시의회는 공유재산을 헐값에 넘긴 과거 사례를 바로잡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유원지 용도인 잡월드 부지 나머지 3필지에 대해 용도를 변경, 사업제안 공모방식으로 매각해 시의 재정을 극대화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김용 시의원도 “이미 헐값에 매각한 잡월드 부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나머지 3필지는 2007년 1월 맺은 불공정 협약 내용을 바꿔서라도 고용부가 정당한 가격에 매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특혜의혹을 제기하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유재산에 대해 정당한 감정평가를 실시해 정당한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 원칙인데, 알박기식으로 일부의 땅을 헐값에 매입하고 주변 땅에 대한 재산권까지 행사하는 격”이라며 “정부가 지자체를 상대로 땅투기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시민들도 “시가 전임 이대엽 시장 재임시절의 일이라며 그냥 어물쩍 넘긴다면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시의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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