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예금, 임차보증금, 내 재산 모두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주세요.”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일본군 위안부 출신 황금자 할머니(88)는 사후 모든 재산을 재단법인 강서구 장학회에 증여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하여 현재 공증까지 마친 상태이다. 황 할머니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살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 붙잡혀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고, 3년 뒤 다시 간도 지방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하였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양녀로 맞아 키웠다. 하지만 아이가 10살 때 죽고, 그 후로 할머니는 홀로 평생을 사셨다.
할머니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우며, 점심은 인근 복지관에서 끼니를 떼우고, 겨울 난방비 마저 아껴가며 평소 검소하게 생활을 해 오셨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과 정부에서 매달 지원하는 280여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 등을 아껴 지금껏 장학금으로 기탁한 금액만 총 1억 원. 2006년, 2008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각각 4천만 원, 3천만 원, 3천만 원을 기탁하였다.
지난 7월엔 3차례 장학금을 기탁한 것이 세간에 화제가 되어 정부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으셨다.
한편 황금자 할머니의 사후 전재산은 임차보증금, 은행예금 등 3천여만 원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자신을 위해서는 늘 아끼고 절약하며 사셨지만, 주변을 돌보고 베품에 있어서는 전혀 인색하지 않으신 분이다.”며 “할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란다.”고 하였다.
현재 황 할머니는 노환으로 인한 병세가 악화되어 음식도 섭취하지 못하는 등 매우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