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사업 호조 전망에 연간 실적 상승

삼성전자가 올 1분기(1~3월) 실적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보이자, 범용 메모리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메모리 반도체는 최근 출하량이 늘고, 일부 제품에서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업황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아직 소비 침체와 미국 트럼프 관세 등 불확실성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의 매출 비중이 경쟁사 대비 높아 가격 회복 국면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같은 분기 1조9000억원 대비 58.2% 감소한 수준이다.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이 2조원 이상 적자를 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수 메모리 사업 영업이익은 3조3000억원 정도로, 전년(2조4000억원) 수준을 크게 웃돌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량 조정으로 공급이 빠듯한 가운데, 중국 소비진작 정책인 ‘이구환신’ 효과와 미국 상호 관세 발표로 스마트폰 고객사의 재고 비축이 재개되는 등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본다.
메모리 가격은 지난 2021~2023년 기나긴 침체에서 벗어나 단기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또 다시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올 초에도 메모리 업체와 수요 업체 간 대량 납품 가격인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를 띠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시장 분위기가 돌변했다. 무엇보다 재고 조정과 공급 축소 영향으로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를 확고히 하는 모습이다. 범용 D램 주류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2666′의 현물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1.951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3일 기록한 올해 최저치인 1.722달러 대비 한달 새 13.3% 상승한 것이다.
업계에선 달라진 시장 상황에 따라 메모리 가격 하락이 조기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삼성전자의 경우 AI(인공지능) 반도체용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내줬지만,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여전한 ‘맏형’ 격이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AI PC, AI 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AI의 경우 한 대당 더 많은 용량의 메모리가 필요하다.
여기에 HBM(고대역폭메모리)가 필요한 AI 가속기 역시 여전히 수요가 견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2분기 이후 HBM 제품의 출하 확대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하나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36조5000억원 수준으로, 기존 34조5000억원 대비 더 높였다. 미국 관세 영향으로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할 수 있지만, 하반기 메모리 업황 개선 효과로 전체 이익은 더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KB증권도 최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35조1170억원으로, 기존 35조6970억원 대비 1.7% 상향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연말까지 계속 증가하는 흐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