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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호텔 요리사"…장애를 뛰어넘은 예비쉐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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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호텔 요리사"…장애를 뛰어넘은 예비쉐프들
  • 손대선 강진형 기자
  • 승인 2011.12.0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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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요리사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음식점 개업 보다는 호텔 주방에 취업해서 정통 한식 요리를 배우고 싶어요."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풍납종합사회복지관 1층 요리교실. 이곳에서는 풍납종합사회복지관이 개최한 장애인 예비쉐프들의 요리경연 '나도 이젠 멋진 요리사'가 치러졌다.

이날 행사는 올 한해 요리솜씨를 갈고닦은 30명의 장애인들이 산타모자를 쓰고 각자의 요리솜씨를 뽐내는 자리였다.

최고의 요리사에 도전하는 대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지능에 해당하는 아이큐 35~70의 지적 2~3급 장애인들이지만 '절대미각'을 꿈꾸는 '예비쉐프'들이기도 하다.

최소한 1년 과정의 풍납복지관 장애인 요리교실을 수료한 우성원, 임마누엘 복지재단, 어우러기 송파정신장애인사회복귀시설, 송파주간보호시설, 다니엘 주간보호센터 등 관내 지적 장애인 시설 이용 남·여 대표 5개팀 총 30명이 출전했다.

참가자들은 모듬김밥, 조랭이떡볶이, 전통약식, 삼색찐빵 등 오전내내 자신들이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을 식탁 위에 가득 차려놓고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적장애 3급인 이모(41)씨. 다니엘 주간보호센터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이날 요리경연에 참가한 것이 일생일대의 큰 기쁨이라고 전했다.

만두요리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이씨는 음식을 만들 때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꿈은 장차 호텔 요리사가 되는 것. 음식점 개업 보다는 호텔 주방에 취업해서 정통 한식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임마누엘재활원에 거주하고 있다는 나모(34)씨는 "음식을 만들 때마다 기쁘고 즐겁다"며 "특히 김밥 만들 때가 좋다. 김밥 만드는 법을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김밥집을 개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마누엘체험홈에 있다는 이모(36·여)씨는 "내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그리고 음식 만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체험홈 식구들과 만든 음식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도 하고 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풍납종합사회복지관 이은미 사회복지사는 "송파구에 있는 여러 기관단체가 요리를 매개로 하나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돼 좋았다"며 "참가자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행사를 즐겨 더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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