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메프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서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개인 사재 등을 동원해 피해를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 출석해 “현재 회사에 자본이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원 수준”이라며 “중국에 묶여 있어 당장은 정산 자금으로 쓰일 수 없다”고 대답했다.
판매 대금을 어디에 사용했냐는 질문에는 “자금은 (이커머스 간) 가격 경쟁을 하고 있다 보니, 대부분 프로모션에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또 구 대표는 위시 인수에도 큐텐그룹의 판매 대금이 일부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판매대금은 정산해줘야 될 돈이 아니냐, 정산 대금 중 일부를 가지고 위시 인수대금으로 썼다는 것이냐”고 묻자 구 대표는 “판매 대금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판매대금이 포함된 400억원은 판매자들에게 한 달 내에 상환했고, 내부적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이 “판매 대금은 정산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구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 한 달 내에 상환했다”고 응답했다.
또 “올해 5월 정산주기를 주간에서 월간으로 바꾼 것이 정산금을 더 늦게 지급하기 위한 것 아니냐”, “현금으로 티몬캐시를 구매하면 10% 할인하게 해서 현금을 확보하고 티몬캐시를 지급한 것이 아니냐” 등의 질문에 구 대표는 “잘 알고있지 않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또 구 대표는 사태 발생 이후 도망가려고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 대표는 “도망가려고 한번도 하지 않았다”며 “15년간 모든걸 바쳐 비즈니스를 키우기만 했고 한 푼도 사익을 위해 횡령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게) 100% 사죄하겠다”며 “별도 시간을 주신다면 제가 생각하는 티몬·위메프 구조조정과 합병 등을 해서 사업을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2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과 파트너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신속한 대처로 사태 확산을 막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9일 오후 티몬과 위메프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30일 두 기업에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향후 티몬과 위메프가 채권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소액채권자들 리스트를 만들어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