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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대 주주 박근혜의 선택은?…결단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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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대 주주 박근혜의 선택은?…결단 초읽기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1.12.09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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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친박계 이성헌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 '구원투수'로 '조기 등판론'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결단 결과에 또다시 정치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이자 당내 최대 주주인 박 전 대표가 홍준표 대표가 8일 내놓은 '2월 재창당'과 '공천혁명' 등 당 쇄신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여권의 운명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박 전 대표는 장고 중이다. 그는 최구식 의원 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후 현재까지 어떤 공개석상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젊은 층과의 소통을 목표로 각종 행사에 의욕적으로 참석해온 그는 7일 저녁 열렸던 모교 서강대의 언론인 동문행사에 불참했다. 자신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구상찬 의원의 8일 출판기념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복수의 친박(박근혜)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디도스 사태와 이후의 당내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홍 대표 체제로 현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부산일보'의 제작 중단과 노조위원장 해임 사태, 디도스 사태로 인한 당과 자신의 지지율 동반 추락 사태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당내 비(非)박, 반(反)박세력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을 해체해 젊고 건강한 보수정당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당론', '탈당론' 등이 나오면서 박 전 대표는 깊은 고민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조만간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에서는 박 전 대표가 내년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8일 BBS 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박근혜 조기등판론에 대해 "한나라당 상황이 여유를 부릴 처지는 아니다"라며 "국민에게 신망을 받는 사람이 나서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헌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당의 뜻이 모아지면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의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통합과 단결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면 이럴 때 일수록 박 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나라당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3명의 동반사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당초부터 유승민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와 홍준표 대표 퇴진론에 일정 수준 공감하고 있었지만 조직적화되지 않은 친박계 의원들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해 의원총회에서 우왕좌왕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홍 대표에 대한 퇴진 여부를 결정하는 7일 의총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대부분 홍 대표를 옹호했지만 8일 오전부터 분위기가 급반전한 것은 박 전 대표의 의중이 뒤늦게 의원들에게 전파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7일 홍 대표를 비토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직후 박 전 대표에게 전화했을 때 "상황이 어려우니까…. 하여튼 알겠다. 지켜보자"고 한 것도 유 의원의 사퇴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한 의원은 뉴시스 기자와 만나 "친박계가 우왕좌왕한 것은 정보격차 때문"이라며 "한 의원이 유승민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와 교감없이 돌발행동을 했다고 하니 다른 의원들도 그 말을 듣고 홍 대표를 옹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 최고위원이 사실 박 전 대표와 아무런 교감없이 독단적으로 사퇴할 사람이냐"며 "거사는 바로 해치워야 하는데 한 달은 끌게 생겼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사태는 당내 친박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라며 "조직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워낙 점점이다보니, 정보격차의 차이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장고가 끝나지 않아서인지 친박계 의원 대부분은 8일 홍준표 대표가 발표한 쇄신안에 대한 평가를 꺼렸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이학재 의원은 "발언하기 힘들다"며 쇄신안에 대한 평가를 피했고, 다른 의원들도 대부분 "대답을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 의원은 "(홍 대표가) 내년 총선까지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가 단일행동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다른 해석도 나온다. 비교적 젊은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과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상황판단에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젊은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조기 등판해 보수세력을 규합하고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전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원로급 인사들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 지금은 전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표의 장고가 깊어지는 가운데 제각기 다른 입장과 상황에 선 보수진영 인사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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