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일 민주당이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 전 새누리당이 상임위 개의를 거부한 것을 문제삼으면서 파행을 겪었다.
당초 기재위 여야 간사는 지난달 30일과 10월1일 현안 질의 및 결산안 상정을 위한 상임위를 소집키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지난 27일 민주당에 상임위 개의 거부를 통보하면서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이날 "국회가 상임위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여당 지도부에서 (회의를)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아무런 방어 논리 없이 안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위원장이 설령 여당 지도부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밟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달 27일 오전 여야 원내수석이 비공개 협의를 통해 9월30일부터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전면 정상화를 합의해놓고 지도부가 관련 합의된 상임위에 대해서는 열지 말라는 지시나 지침을 내린 것은 이율 배반적이다. 여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조정식 의원은 "당시 회의에서 기초연금 논란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파문 등을 따져 물으려 했다"며 "여당 내부 사정에 의해서 정국 이슈가 커지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정치적 입장 하에서 회의를 불참했다면 모르지만 그런 차원을 넘어 위원장이 직접 회의를 취소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길부 위원장은 "당시 개인적 판단으로 여야가 격화된 상태에서 일정을 조정해야겠다고 전화했는데 통화가 안 됐다"며 "위원장인 제가 전적으로 미안하다.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도 "국회에서 야당이 갑이고, 우리가 을이다. 우리가 상임위를 하려다가 야당 지도부에 의해서 중단된 것도 많다. 여러가지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시시비비 떠나서 운영상의 문제는 묵과할 수 없다.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내용 없는 사과를 하고 지나가는 것이냐"고 제동을 걸면서 회의는 한 시간만에 정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