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13일 청와대와 여야대표간 3자회담을 수용하면서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사건으로 인한 정국 경색이 즉각 해소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열어 전날 나온 청와대의 3자회담 제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 의제 설정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 날짜를 통보한 점이 불만스럽긴 했지만 민주당으로선 회담 자체를 거부했을 경우 나타날 부정적인 여론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민주당으로선 영수회담이 아닌 3자회담을 수용한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양보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영수회담을 거부하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포함한 3자 회담을 제의한 것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의 수혜자 내지 당사자라는 야당의 비판을 희석시키고 대신 여야 대치정국을 해결하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려 한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시선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청와대가 기존의 5자회담 방침을 철회하고 새누리당이 제안했던 3자회담 쪽으로 선회한 것은 대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3자회담이 비로소 성사되면서 민주당의 원내외 병행투쟁이 종료되고 정기국회 파행 사태도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3자회담 개최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의제 역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뿐만 아니라 민생 현안 전반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역시 민주당의 3자회담 수용 후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이 의제가 돼야 하느냐는 부분에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새누리당이 국정원 정치개입을 수많은 안건 중에 하나로 취급해 의미를 축소시키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회담만을 위한 회담이나 사진찍기 회담이 돼선 안 된다며 미리 경고하고 있다.
오는 16일 열릴 3자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와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회담이 민주당 원내외 병행투쟁 종료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과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 모든 것을 풀어 줄 수 있는 마법의 열쇠라고도 볼 수 있다. 대통령의 태도, 인식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지금 정국을 풀 수 있는 중요한 키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3자회담에서 나타날 박 대통령의 태도, 그리고 도출될 결과, 민주당의 반응이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