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구는 만성적인 불법 주정차공차 지역이던 성북경찰서에서 구청 지하주차장 입구까지의 공간에 23개의 재활용 플랜트 박스를 두고 토마토, 고추, 상추 허브 등 9종의 모종을 식재한 상자텃밭을 배치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이곳은 현재 불법 주·정차 문제가 근절되었을 뿐 아니라 차량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나비와 잠자리 무리가 날아들고, 바람이 불때마다 청량한 향기까지 나자 지나가는 사람들도 발길을 멈추고 작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저녁이 되면 더위를 피해 가족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드는, 구청사 주변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현재 농업 체험로드에는 벼, 수수, 들깨, 조랑박, 토란 등 향토작물이 대거 추가되어 49개의 대형 플랜트 박스에 총 19종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2012년 4월에 성북천변에 재활용 플랜트박스 20개로 시작한 농사가 149% 확장된 것이다.
농작물도 잘 기르니 보기 좋다는 주민의 칭찬과 구청 농사는 잘 되는데 자신의 텃밭 작물은 성장이 더딘 이유를 알고 싶다는 문의 전화도 이어졌다. 담당 공무원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작물을 잘 기르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는 게 지겨울 법도 할 텐데 주민에게 농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어 즐겁다는 반응이다.
특히 모종 선택에서부터 텃밭 상자 관리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공원녹지과 정도석 씨는, 성북구에서 도시농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교주와 같은 인물이라고. 매일 새벽 5시 반이면 출근해 작물들을 관리하는데 파종 시기는 물론 흙의 상태, 작물별 뿌리의 방향까지 농업의 모든 정보가 술술 나오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이 공간의 텃밭으로 관내 300여개 어린이시설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토종 벼 심기, 지렁이상자 만들기, 수세미효소 만들기, 메주 만들기 체험 등 절기별 도시농업 체험활동의 장소로 활용되어 도시 어린이에게 자연과 사람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해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