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관 "인력운영과 조직문화 탈바꿈할 계기 만들 것"

고용노동부가 올해 말까지 KBS와 SBS 등 주요 방송사에 대한 기획감독에 착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의 후속 조치다. 당시 고용부는 오씨에 대한 사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그의 신분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은 불인정됐다.
고용부는 "그동안 방송사에 대한 근로감독이 이뤄져왔음에도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형태로 인력을 운영하면서 일부 종사자들이 노동관계법상 보호 사각지대에 놓이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미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된 MBC를 제외한 KBS·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채널A, JTBC, TV조선, MBN)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에 들어간다.
서울고용노동청과 서울고용청 서부지청 및 남부지청에서 총 20여명의 전담 감독팀이 구성됐으며 프리랜서 중심 근로자성 판단과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 조직문화 실태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부터 2개 지상파 방송사의 인력 운영 실태, 조직문화 전반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고 종편채널들은 지상파 감독 기간 중 자율개선을 독려한 뒤 지상파 감독 종료 즉시 감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감독 결과를 지역 방송사 등 전국 모든 방송사와 외주기업 등에 적극 확산해 방송업계 전반의 노동 권익이 제대로 보호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최근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산업의 성장 등으로 방송업계를 둘러싼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분들의 노동 여건은 여전히 제자리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획감독이 방송업계에 만연한 인력 운영 방식의 뿌리 깊은 문제를 바꿔나가고, 조직문화를 완전히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엄정하고 철저하게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