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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노총, 또 '공천연대' 하려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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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노총, 또 '공천연대' 하려는건가
  • 표주연 기자
  • 승인 2011.12.02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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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계절'이 왔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열풍'이라는 정치쇄신 바람을 맞은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불이 붙고 있다. 소통합, 중통합, 대통합으로 불리는 정치권의 헤쳐모여 열풍에 사회각계가 열띤 논쟁을 벌이거나, 동참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풍경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노동계도 이같은 바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양상이다. 탄생부터 민주노동당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온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와의 통합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노총도 민주당의 통합 움직임에 동참하는 양상이다.

노동단체의 정치참여는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직접적인 방법인 까닭에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노동자의 정치참여 자체에 대해 불순한 의도 운운하는 '색깔론'을 들이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한국노총의 행보를 보면 의구심이 든다. 한국노총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이루고 정권교체의 일익을 담당했다. 거듭말하지만 노동계가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시킬수 있는 정치조직을 지원하거나 공공연히 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후가 문제다. 당시-현재도 위원장이기도한-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으며, 이후 한국노총은 노조법 재개정문제가 불거지자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고 민주노총과 함께 대정부투쟁에 나섰다. 몇달 지나지 않아 한국노총은 노조전임자 임금을 일부 보전해주는 조건으로 '대정부투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주는 협상을 정부와 벌였다. 이는 사실상 민주노총과의 공조를 파기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다시 몇 주 지나지 않아 이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통합에 한국노총이 동참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노총이 그동안 벌인 행보를 보면 '소탐대실'의 전형을 볼 수 있다. 노동계의 이해와 요구, 정책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눈앞에 있는 이익을 쫓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국노총은 또 어떤 정책적 공감대로 한나라당과 연대를 이뤘는가. 이제 한국노총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정당 사이에 어떤 정책적인 공통분모가 있는가.

4년전 한나라당과 현재 민주당 등 야권의 공통점은 총선에서 다수당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는 것뿐이다. 한국노총은 자신들의 '之'자 행보가 노동계의 이해와 요구를 정치권과의 연대를 통해 반영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소위 '정치노동자'로 불리는 일부 명망가들의 공천놀이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한국노총은 자신들의 행보가 정책연대인지. 수뇌부의 공천연대인지 스스로 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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