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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맞은 기간제교사 "보람 못느껴…고용불안 해소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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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 맞은 기간제교사 "보람 못느껴…고용불안 해소됐으면"
  • 엄정애기자
  • 승인 2013.05.1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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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학교를 졸업한 이모(28·여)씨는 교사가 되기 위해 2년간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교사 외에 다른 직업은 고민해 보지 않았던 이씨는 임용고시에 매번 떨어지자 고민이 깊어졌다.

중등교사를 꿈꾸던 이씨는 교사 모집 인원도 적고 그나마도 매년 티오가 들쭉날쭉해 고민 끝에 기간제 교사를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아 사범대를 진학했지만 어쩔 수 없이 기간제 교사를 시작한 그가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씨는 "기간제 교사를 하다 보니 매년 재계약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는 2년 간 무려 세곳의 중학교를 전전했다.

그는 "매년 계약이 끝날 때쯤엔 불안하다. 재계약이 안 되면 또 다른 학교를 찾아야 하니 아이들에게 정 붙이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재계약이 되지 않거나 새로운 학교를 바로 찾지 못하면 강사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

그는 "학교 선·후배들에게 정보를 얻어 강사를 하며 생활비를 벌곤 한다"며 "이마저도 고용이 불안정하고 수입도 그리 많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매년 12월에 찾아오는 재계약 압박만 이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다.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들이 학금 담임 맡기를 꺼려 이를 대신해 업무를 떠맡는 경우가 많다.

이씨도 현재 중학교 1학년 학급 담임을 맡고 있다.

이씨는 "담임을 맡으면 교육활동 외에 행정업무도 봐야 해서 업무가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실제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비율은 45.9%에 달했다.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이씨는 결혼은 잠시 뒤로 미루기로 했다. 얼마 전 출산을 한 동료 기간제 교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한 동료 교사는 결혼 후 6년 만에 아이를 가졌지만 출산 휴가를 쓸 수 없어 기간제 교사를 그만 뒀다. 학교에 육아휴직을 건의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출산휴가를 쓰지 못해 결국 그만 둔 동료 교사를 보며 미래의 내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 너무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매년 스승의 날을 보내곤 있지만 이씨는 스승의 날에 보람을 느껴보지 못했다.

얼마 전에는 수업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학생의 휴대전화를 수거하려고 하자 "선생님은 정교사도 아니면서 왜 나의 스마트폰을 빼앗느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씨는 "하루 빨리 정교사가 돼 학생들을 더욱 열심히 가르쳐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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