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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한국맥주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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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한국맥주에 반하다
  • 엄정애기자
  • 승인 2013.04.07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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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주가 홍콩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홍콩 맥주시장에서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블루걸(BLUE GIRL)'이 올해로 수출 25주년을 맞이했다.

'블루걸' 제조사인 오비맥주(대표 장인수)는 지난 4일 홍콩 노스포인트 오일스트리트23번가 하버그랜드 홍콩호텔에서 현지 판매사인 젭센그룹(JEBSEN GROUP)과 '블루걸 수출 25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양사의 상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기념행사에서 젭센그룹 음료부문 마이클 글로버 사장(52)은 "지난 25년간 뛰어난 맥주 양조 기술력과 체계적인 품질관리로 '블루걸'이 홍콩 맥주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하는 데 기여했다"며 오비맥주측에 '블루걸' 수출 25주년 기념 감사패를 전달했다.

'블루걸'은 오비맥주가 1988년부터 젭센그룹과 계약을 맺고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는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은 제조업체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해외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수출형태로, 주문자의 요구에 의해 제품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중국 본토에 비해 유럽 스타일의 진한 맛을 선호하는 홍콩인들을 겨냥해 알코올 도수 5도 짜리 '블루걸'을 제조해 공급해왔다. 2010년부터는 가벼운 맛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알코올 도수를4.5도로 낮춘 또 다른 ‘블루걸’을 제조, 젭센을 통해 중국본토에 판매하고 있다.

◇홍콩인이 가장 좋아하는 맥주 '블루걸'

'블루걸'은 한국에선 낯선 이름이지만 홍콩에선 '최고의 맥주 브랜드'로 통한다. 일반 대중맥주들에 비해 가격이 50%나 비싼 프리미엄급이지만 단순 판매량만으로도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다.

젭센에 따르면 '블루걸'은 1988년 수출 첫해만 해도 시장점유율 1~2% 정도의 군소브랜드였으나 2007년 처음으로 '산미구엘(San Miguel)'을 제치고 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홍콩 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위와 격차를 계속 벌려가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2012년에는 9월말 현재 22.4%의 점유율(표 참조)로 홍콩 맥주 시장에서 6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2위에 오른 브라질 맥주 ‘스콜(Skol)’과는 10% 포인트가 넘는 격차다.

판매금액 기준으로도 33.8%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지난 한 해동안 오비맥주가 홍콩으로 수출한 '블루걸' 물량은 411만 상자(500㎖×20병)다. 이는 홍콩 성인 1인당 한해 평균 500㎖ 짜리 '블루걸' 14병 정도를 마신 셈이다.

영국과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일본, 중국, 남미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맥주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홍콩시장에서 한국 기술로 만든 국산맥주가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젭센측은 '블루걸'의 성공요인에 대해 ▲홍콩인의 입맛에 맞는 부드럽고 깨끗한 맛 구현 ▲홍콩 맥주시장 분석을 통한 소비자 맞춤마케팅 ▲안정적인 제품 공급 ▲균일한 품질관리 등을 꼽고 있다.

박철수 오비맥주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ODM방식으로 수출된 맥주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맥주 제조기술력과 품질관리능력을 국제무대에서도 인정하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OB골든라거' 등 기존 브랜드 제품에 대한 해외 반응도 좋아지고 있어 미개척 시장을 대상으로 한 자체 브랜드 수출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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