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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담당공무원의 일상 "하루하루 숨이 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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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담당공무원의 일상 "하루하루 숨이 턱에…"
  • 송준길기자
  • 승인 2013.03.2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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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숨이 턱에 차도록 버거운 일상을 헤쳐 나가며 머리를 줘 뜯어가며 시달려온 나날들……'

울산시 중구 태화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사회복지공무원 A씨(37)는 지난 19일 스스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글을 남겼다. 그의 유서는 과로로 하나둘씩 쓰러져갈 수밖에 없는 사회복지공무원들의 일상을 담은 호소문이었다.

올 1월 임용된 고인은 기존 기초노령연금 1119명, 장애인복지 37세대, 일반장애 1039명, 장애연금 84세대, 한부모가정 64세대, 양육수당 447건과 교육청에서 맡았던 일반보육료 517세대, 유아학비보조 385세대 업무를 혼자 감당해야 했다.

그는 동료직원 1명과 태화동 기초생활수급자 등 총 2405세대 4127명을 관리했다.

과다한 업무 탓에 밤12시를 넘긴 귀가가 다반사였다. 주말에도 출근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

중구 관내 동별 사회복지공무원 현황 및 업무량을 보면 사회복지공무원 24명이 13개동 2만5236세대 4만4485명을 맡고 있다. 1인당 1800여명을 상대하는 셈이다. 가히 살인적이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올들어 전국적으로 3명이 목숨을 끊었다.

지방자치단체 복지담당 공무원들이 잇따라 자살하는 배경엔 복지정책이 늘어나면서 업무가 폭주했는데도 담당 인력은 늘지 않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이는 곧 공무원의 노동조건 하락과 복지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민원인들의 누적된 불만은 오롯이 일선 사회복지공무원에게 향하고 있다. 적잖은 폭력에도 노출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권찬우 전공노 울산지역본부장은 "자치단체장들이 총액인건비제에 따른 정부 교부금을 지원받아 생색내기용 타 사업용도로 쓰기 위해 충원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고 "교부세를 받기 위해 정규직 인력을 채우지 않는 것은 살인행위다. 이젠 죽음의 행렬을 끝내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노조는 이날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회복지공무원 노동조건 개선 요구 회견을 열고 ▲사회복지를 수행하는 공무원 안전과 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감정치유 프로그램 도입 ▲행정환경 변화에 맞는 공무원 인력 및 조직운영 체계 재설계를 요구했다.

노조는 더 이상의 피해와 죽음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정부와 지자체에 지속 요구하는 한편 사회복지단체와 연계해 사회문제로 공론화키로 했다.

한편 구군별 공무원 정원은 중구 정원 562명에 22명 결원, 동구 정원 480명에 6명 결원, 북구 513명 정원에 13명 결원, 울주군 794명 정원에 10명 결원으로 나타났다. 육아 및 기타 휴직으로 구별 최소 6명에서 최다 50명까지 정원 외 인력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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