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강원랜드는 미처 예상치 못한 문제로 수백억원 이상의 알토란같은 자금을 추가로 ‘헌납’해야 했다.
이른바 ‘묻지마’ 출자와 기부가 그랬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원 태백시 오투리조트의 파산을 막기 위한 150억원 협력사업비 기부금 안이었다.
태백시 150억원 기부금 안건은 지난해 3월부터 2차례나 연기되는 등 적정성 논란 끝에 7월 12일 111차 이사회에서 그것도 표결을 통해 기부를 결정했다.
당시 태백시 150억원 기부금 파동은 지식경제부 석탄산업과장(강원랜드 사외이사)의 갑작스런 경질과 국회 국정감사 도마 및 여야 정치권의 파문을 일으키는 등의 후유증을 남겼다.
태백시 기부와 동시 자금난을 겪던 영월 동강스스타와 대천리조트에 101억7300만원, 101억8600만원 등 총 203억5900만원의 추가 출자를 하고도 강원랜드는 조용히 입을 다물어야 했다.
또 전남 폐광지역 대체법인인 화순리조트는 당초 150억원 출자가 예정됐지만 정치권의 요구로 50억원이 증액돼 200억원을 납부했다. 출자와 기부금으로 강원랜드는 지난해 403억59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했다.
지금까지 강원랜드는 최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출자한 폐광지역 대체법인(문경, 보령, 영월, 삼척, 화순)5곳에 1266억원을 ‘묻지마’ 식으로 출자했다.
또 태백 오투리조트에는 기부금 150억원 외에 이미 조건부 전환사채 150억원을 부담한 상태였다. 이어 적자 누적으로 신음하고 있는 동강시스타와 대천리조트, 블랙밸리도 언제 손을 벌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강원랜드는 또 사회공헌활동으로 지난해 230억원을 지출한데 이어 올해는 250억원, 강원랜드복지재단도 지난해 68억원에서 올해 79억원 등 해마다 지출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복합리조트를 위해 강원랜드는 올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워터월드사업에 1672억원, 탄광문화관광촌사업 561억원, 하늘길 300억원 등을 추가로 지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고한사옥 신축비용으로 내년까지 771억원을 지출해야 되고 콘도와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 부대시설 유지 및 개보수에 상당한 비용지출도 불가피하다.

더구나 폐광특별법 연장은 2016년부터 해당되지만 성급하게 4년 먼저 특별법이 처리되는 바람에 개별소비세(카지노매출의 4%), 중독예방치유부담금(카지노매출의 0.5%), 레저세(카지노매출의 5%)를 추가 부담하고 있다.
또 폐광기금도 20%에서 25%로 상향되고 국세, 지방세, 관광진흥기금 등 준조세와 조세를 포함해 지난 2011년말 기준 3879억원이 지출됐으며 해마다 지출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다.
올 상반기까지 게임테이블 68대와 슬롯머신 400대가 증설되면 추가로 700명 수준의 직원을 신규 채용해야 하지만 매출총량제와 사이드 베팅 제한 등으로 매출증가는 미미할 전망이다.
게임테이블이 132대에서 200대로 증가하고 슬롯머신 400대가 늘어나면 연간 최소 5000억원 이상 매출이 증가해야 하지만 강원랜드 현실에서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지노 증설만큼의 추가매출 증대와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비용부담(인건비 및 관리비)만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이르면 올 연말부터 인건비 부담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원랜드의 전직 임원은 “강원랜드는 최대주주가 지시하면 아무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고 따라야 하는 구조”라며 “정치권의 무리한 요구와 묻지마 투자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도록 최대주주와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비용절감에 많은 노력을 했다지만 아직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머물고 있다”며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이 자생력을 갖추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