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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은 이제 'STOP'…"설날엔 전통놀이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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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은 이제 'STOP'…"설날엔 전통놀이 해봐요"
  • 김지은기자
  • 승인 2013.02.0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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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짧은 설 연휴가 시작됐다.

답답하고 꽉 막힌 귀성길을 뚫고 고향에 도착했지만 대부분 집 안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만 시청하는 게 전부인 경우가 많다. 더욱이 어른들은 밤마다 어린 세대와 단절된 채 고스톱 판을 벌이며 시간을 때우기 일쑤다.

올해는 설날 세시풍속의 의미를 되새기며 온 가족이 화합할 수 있는 민속놀이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한해살이를 맞는 설렘과 기대도 가득 담아 유쾌하고 풍성한 설을 지내보자.

◇가정에서 즐기는 민속놀이

윷놀이와 연날리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은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어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다.

윷놀이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집 안에서도 하고 밖에서도 할 수 있는 정초의 가장 보편적인 놀이다. 윷가락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판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도 승패를 가르는 변수다. 그렇기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말을 쓰는 것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여기에 윷짝을 던져 나올 때마다 '모야, 걸이야!' 외는 소리는 윷놀이 판을 더욱 흥겹게 한다.

하지만 설날 아침에 던져보는 윷점이야말로 한해에 대한 관심이 표현된 심심풀이 이상의 놀이다. 윷가락을 세 번 던져서 나오는 끗수를 갖고 점사를 얻는데, 윷이나 모는 다 같이 윷으로 셈한다.

예컨대 윷을 세 번 던져 '도-도-도'가 나왔다 치자. 이는 '아이가 어머니를 만나다(兒見慈母)'는 뜻이다. '개-걸-걸'은 '나비가 꽃을 얻는다(蝴蝶得花)'는 괘(卦)이고 '개-윷-윷' 또는 '개-모-모'는 '용이 여의주를 얻는다(龍得如意)'는 괘다. 윷점에 나타나는 64괘의 점사는 세시풍속지인 '경도잡지(京都雜志)'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람 부는 날에는 연날리기가 안성맞춤이다.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 무렵부터 시작해 대보름까지 즐긴다.

신명나는 것은 연싸움이다. 멀리 날리고 높이 날리는 것도 신나는 일이지만 연과 연을 부딪치고 연줄을 얽히게 해서 연실을 끊어먹은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싸움용으로는 육모얼레나 팔모얼레를 많이 사용한다. 그만큼 재빠르게 실을 감고 푸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팽이치기와 제기차기도 겨울철 움츠린 몸을 단련하기에 으뜸이다. 팀을 나눠 이어치기를 하다보면 협동심도 높아지고 즐거움도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날씨가 너무 춥거나 해가 지면 놀 수 없는 것이 바깥놀이의 단점이다. 이럴 때는 전천후로 놀 수 있는 방안놀이 '승경·승람도'를 추천한다. 말하자면 조선판 부루 마블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관직체계로 놀이판을 짜면 승경도, 각 지역의 명승지를 표기하면 승람도라 한다. 예전에는 5각형의 나무막대인 윤목(輪木)을 굴렸지만 지금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주사위를 사용하면 된다. 현대에 맞게 관직 명칭을 바꾸면 아이들도 쉽게 할 수 있다. 관직과 지리 외에도 각종 지식과 상식 등을 대입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민속놀이와 나들이를 한번에

재료를 구하기 힘들거나 놀이 방식을 잘 모른다면 가까운 박물관이나 공원, 미술관 등을 찾는 것도 좋다. 나들이 가자고 보채는 아이들의 원성도 한 번에 식힐 수 있는 실속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흥선대원군의 사가이자 고종의 잠저인 운현궁에서는 9~11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각양각색의 설날 문화행사가 열린다. 윷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시민들이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민속놀이는 물론이고 차례 상 차리기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또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같은 기간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까지 떡메치기, 한식·강정 체험, 떡국 나누기 등 맛있는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과 함께 새해 소원 쓰기, 팽이 돌리기, 활 만들기 등의 민속놀이 체험도 펼쳐진다.

이밖에 한성백제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전통놀이를 함께하고 각종 특별전시회도 즐기며 색다른 설을 맞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부산에서는 영도의 국립해양박물관과 낙동강 문화관, 낙동강 하굿둑에서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널뛰기, 고리던지기, 팽이치기, 사물놀이, 북춤 등 민족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울산대공원과 울산대곡박물관, 경남 진주박물관, 김해박물관 등을, 강원권에서는 국립춘천박물관, 호남권은 국립광주박물관 박물관 교육관, 대강당, 시립민속박물관 등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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