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그나마 괜찮던 소형 아파트까지 하락하고 있지만, 중대형의 고가 아파트가격 하락폭이 워낙 커 5분위 배율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5분위 배율'은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해 12월 기준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값을 5등분 해 상위 20%의 평균가격을 하위 20%의 평균가격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이 3.9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5분위 가격은 9억964만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9억3389만원보다 낮았다. 특히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 수치로,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값 5분위는 10억2578만원으로 1년 사이 무려 11%가 떨어졌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고가 아파트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소형 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하면서 서울 1분위 가격은 지난해 12월 기준 2억310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2억4053만원보다 4%가 떨어졌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단지 50곳의 시가총액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KB 선도아파트 50지수'(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것)가 87.2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인 11월보다 0.6P, 전년동월대비 10.3P 각각 하락한 수치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유례없는 부동산 침체로 미래 아파트 투자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가 주택 매입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덜하고, 특히 전세물량의 대체 상품인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1분위와 5분위 가격 격차가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지난해 취득세 감면혜택도 상대적으로 고가아파트의 혜택폭이 적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