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벤피카(포르투갈)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제압하지 못했다.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 박지성(30)은 결장했다.
맨유는 23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벤피카(포르투갈)와의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기대이하의 경기력으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맨유는 2승3무(승점 9)로 여전히 벤피카와 승점이 같았으나 상대전적에 따른 다득점에서 뒤져 2위로 밀려났다. 선두 벤피카는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조 최하위 오테룰 갈라티와 홈 경기를 남겨둔 반면 맨유는 바젤(승점 8)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맨유는 패할 경우 대회 16강행이 좌절된다.
바젤은 같은 시간에 열린 갈라티전에서 3-2 완승을 거둬 2승2무1패(승점 8)로 벤피카, 맨유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바젤 역시 맨유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16강에 자력으로 나갈 수 있다.
객관적으로 분명히 맨유가 앞서지만 바젤도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전에서 3-3 무승부를 이끌어낸 저력 있는 팀이다. 6차전이 바젤의 홈에서 열리는 만큼 경기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쉬었다. 최근 스완지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한 탓인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 휘슬이 울릴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초반 벤피카의 움직임이 좋았다. 기선을 제압한 것도 벤피카였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맨유의 신예 수비수 필 존스가 자책골을 넣은 것. 벤피카의 가이탕이 페널티박스 오른쪽 지점 깊숙한 곳에서 때린 슛이 파트리스 에브라의 몸에 굴절됐고 이를 걷어내려던 존스의 왼발에 빗맞으면서 맨유의 골문을 향했다.
예상과 달리 기선을 제압한 벤피카는 기세가 잔뜩 올라 공세를 펼쳤다. 반면 맨유는 집중력 저하로 패스미스가 잦아졌고 수비에서도 빈틈이 눈에 띄었다.
맨유는 15분서부터 허리 진영에서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간간이 이어지는 벤피카의 역습이 위력적이었지만 맨유 역시 볼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기회를 호시탐탐 노렸다.
동점골이 터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맨유는 전반 30분 루이스 나니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베르바토프가 헤딩슛으로 연결, 벤피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급격히 달아올랐다.
분위기를 탄 맨유는 내친김에 역전골까지 터뜨리기 위해 더욱 압박했고 벤피카도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해 맞불작전을 펼쳤다. 전반이 1-1로 끝난 가운데 맨유는 볼 점유율에서 61%-39%로 벤피카를 압도했다.
맨유는 후반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쳤다. 측면과 가운데를 가리지 않고 벤피카 수비진을 흔들었고 후반 14분 균형을 깼다. 페널티박스 왼쪽 45도 지점에서 에브라가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대런 플래처가 오른발로 슛으로 연결했고 골키퍼 선방에 걸린 것을 곧장 밀어 넣어 골로 만들었다.
하지만 벤피카는 1분 만에 다시 균형을 맞췄다. 맨유 골피커 데 헤아의 실책성 패스를 놓치지 않고 파블로 아이마르가 동점골로 연결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35분과 36분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크리스 스몰링을 각각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포르투갈 원정에서 졸전 끝에 1-1로 비겨 자존심을 구겼던 맨유는 홈에서도 벤피카의 끈끈한 축구에 고전했다.
한편, 바젤의 박주호(24)는 갈라티전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의 3-2 승리에 일조했다. 다음달 8일에 열리는 맨유와의 홈경기에서 선배 박지성과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권을 두고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