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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이 그리는 마을공동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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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이 그리는 마을공동체는?
  • 손대선 기자
  • 승인 2011.11.1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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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직접 발표한 내년도 서울시예산안 가운데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마을공동체 복원사업'이다.

사업예산은 올해 194억3500만원에서 무려 378억5800만원이 늘어난 572억9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같은 증가세는 '알뜰 시정' 기치 아래 박 시장부터 스스로 판공비를 20% 삭감하는 등 서울시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마을공동체 복원'은 박 시장이 후보시절부터 입버릇처럼 내세운 공약이며 최대 역점사업인 복지증진과도 맞닿아 있다.

박 시장은 유권자들의 바람을 지근거리에서 듣는 독특한 방식의 유세를 '마실(마을을 뜻하는 사투리 또는 이웃집에 놀러가는 것)'이라 이름 지을 정도로 거대도시 서울에서 사라진 마을공동체 복원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마을공동체 복원의 원형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에도 이미 시도됐다. 하지만 한강르네상스 등 도시미관 에 치중했던 터라 상대적으로 사업내용은 협소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산안 목적에도 나와 있듯이 박 시장의 마을공동체 복원 사업에는 주민자치를 중심으로 지역의 자원을 연결해 공동체적 문제해결과 행복한 공동체 기반 조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구체적 계획과 실천이 담겨있어 전임 시장시절 때의 것과는 구분된다.

예산안을 보면 총 5개 사업 중 새롭게 신설되는 3가지 사업은 액수와는 별도로 앞으로 펼쳐질 마을공동체 복원 사업의 지형도를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을 위해 10억1000만원이 책정됐다.

마을의 주민, 상가, 사회적 기업 등이 두루 참여하는 거버넌스(협치) 운영을 큰 줄기로 기존 동주민센터나 자치회관을 마을공동체 육성의 근거지로 활용토록 하고 있다. 서울 424개동과 전국 녹색체험마을(516개)간 자매결연을 통한 직거래를 추진해 마을과 마을간 연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를 낸 뒤 지원 근거와 제도적 뒷받침을 할 예정이다.

또한 '마을가꾸기'에는 1억4000만원이 책정돼 내년도 2개소 선정을 추진한다. 진입도로 개선, 담장 및 대문정비, 화단조성, CCTV, 보안등 설치가 주요내용이다.

이밖에 '여성폭력제로종합지원센터' 구축을 위해서는 5억원이 책정됐다. 상호협력지원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고질화된 여성폭력을 근절키 위한 교육과 콘텐츠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기존 2개의 사업 예산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거지 재생사업과 마을공동체 활성화 등을 뼈대로 한 '마을공동체 생태계만들기'는 올해 162억6000만원에서 311억3200만원이 늘어난 453억9200만원이 책정됐다.

서울시는 가용예산으로 우선 이미 은평구에서 효과를 본 '두꺼비하우징'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두꺼비하우징은 아파트 위주의 개발로 개발부담금을 감당하지 못해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재의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노후주택을 보수·유지·관리하면서 아파트 수준에 근접한 각종 주민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지역개발 방식이다.

박 시장은 선거운동기간 중 지역공동체 친화적인 재개발 방식의 한 전형으로 두꺼비하우징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형·지역형 마을기업의 성장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마을기업육성'은 기존 50억7600만원에서 31억7500만원이 증가한 82억510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시는 사회서비스지원형이 주를 이루는 해당 사업이 지역재활성화와 지역일자리 창출로 역시 마을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산안을 통해 드러난 마을공동체 복원사업은 우리나라 정부 부처가 주도하는 'OO마을 만들기' 관련 사업이나 지자체 등에서 추진하는 비슷한 의미의 사업들과는 구분된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마을 만들기 사업'은 과거 새마을 운동이 그러했듯이 관주도로 주로 소득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민자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았던 터다.

그렇다면 박 시장이 그리는 마을공동체 복원의 최종목표는 어디에 닿아 있을까.

서울시 관계자는 "단정적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마포구 '성미산 공동체'를 한 모델로 볼 수 있다"며 "주민 주도에 공공의 지원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라고 말했다.

◇성미산 공동체란?

'성미산 공동체'는 마포구 성미산 근처 지하철 6호선 망원역 주변 지역으로 행정구역 등에 따라 나눠지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1994년 20여가구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교육과 환경, 공동소비에 바탕을 둔 자유로운 가치공동체를 추구한다.

주민들 스스로 초등·중등과정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를 만들었고, 친환경 유기농산물로 건강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생활협동조합과 재활용가게, 유기농 카페·식당 등을 설립했다. 현재는 400여가구 1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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